독일 레겐스부르크 여행(6) 발할라 해방기념관Walhalla
레겐스부르크 시내로부터 25분-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면 도나우슈타우프라는 매우 작은 도시가 있는데, 이곳엔 특별한 그리스 양식의 신전 건물이 있다. 이름은 발할라다. 오버워치에서 메르시라는 힐러 캐릭터가 "발할라를 향하여!"라든가, 영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에서 한 인물이 발할라에 갈 수 있다며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 북유럽 신화에서 천국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발할라에서 차용한 이름이다.
그러나 이 두 곳에서 언급하는 발할라는 천국을 뜻하는 것이니, 내가 간 레겐스부르크의 발할라와는 거리가 멀다.
생각보다 버스로 오래 달려야 했기 때문에, 갈수록 소도시로 접근한다는 느낌이 매우 강했다.
오는 방법은 시내에서 5번 버스를 타고 25분정도 걸려서 Walhallastrasse라는 작은 정거장에서 내렸다. 발할라를 위해선 버스정거장으로부터 10분 정도 걸어야 하며, 위로 100m정도 등산해야 하니까 하이힐을 신으셨다면 쿨하게 다뉴브 강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자. 유람선을 타고 오는 방법이 훨씬 좋겠지만 우리는 바이에른 티켓이 있었기 때문에 무료로 버스를 타고 올 수 있었다. 돈이 많으면 유람선을 타면 그만이다^^ 유람선 가격은 왕복기준 성인은 약 13, 학생은 8유로다. 게다가 유람선이 오전에만 2번 운행되기 때문에, 시간을 잘 보아야 한다. 10:30, 12:30이 전부다. 시간을 맞출 자신이 없으면 나처럼 중앙역에서 5번 버스를 기다리자. 5번 버스도 극악이어서 거의 30분에 한 대가 다닌다. 발할라를 꼭 보고싶다면 시간계획을 처음부터 철저하게 세우시기를 바란다. Walhallastrasse 정거장에 내렸는데 아무것도 없어서 좀 당황했다. 그러나 지나가던 시크하신 할머니께서 가르쳐준대로 발할라에 입성할 수 있었다.
이런 곳으로 가야 발할라가 있다니 수상쩍기 그지없었지만 일단 출발하였다.
여름날이었다면 굉장히 좋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가 안 끝났다. 이 발할라만을 위해 생각보다 걸어가야 하므로 움직이기 힘든 신발 신고 오지 말자.
파노라마로 찍은 발할라에서의 다뉴브 풍경이다. 겨울철에도 이정도 전경이라면 여름날에 온다면 더 만족할 것이다.
겨울철에는 5시 안에 문을 닫기 때문에 영업시간을 참조해야 한다.
루트비히 1세가 지었을 때 그리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마냥 건물을 하나 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굉장히 뜬금없긴 하지만 누가 봐도 그리스에 있을 법한 건축방식으로 지어졌다. 레겐스부르크의 발할라에 선정된 위인들은 자신의 흉상이 대리석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일단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 조예가 굉장히 뛰어나야 하며, 제일 중요한 점은 독일어로 말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따라서 독일에서 굳이 살지 않았더라도 이곳에 있는 사람이 많다. 한 가지 흑역사였던 점은 나치의 유대인 배척으로 인해, 아인슈타인이 이곳에 꽤 늦게 들어왔다는 점이다.
입장료는 학생 3유로, 일반 4유로로 가성비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다. 입구에 들어서면 1m 앞에서 입장료를 받는다. 입장료를 받기 전에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안되니 주의하고, 대부분 나와 동행한 사람들은 돈이 아깝다며 들어서지 않았다. 참고하자.
주변도 짧게 돌아볼 수 있는데, 적절하게 찍으면 그리스에 와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다른 방향에도 등산길이 있는데 이쪽이 더 정석 루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왔던 길은 거의 흙길이었기 때문에, 이곳으로 가면 덜 시골같은 풍경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