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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운전면허] 한국 운전면허증으로 EU운전면허증 발급받기 본문

독일 뮌헨공대(TUM) 교환학생 /3. 2017년 2학기

[뮌헨 운전면허] 한국 운전면허증으로 EU운전면허증 발급받기

원남 2017. 12. 23. 10:00



  교환학생을 6개월하지 않고 6개월 이상 진행하는 사람들은 한국에서 딴 면허증 효력이 박살난다. 그러나 이것을 활용하여 독일에서 취득한 것마냥 EU면허증을 발급받는 게 가능하다. (그러니까 2학기를 독일에서 교환학생으로 오시는 분들은 운전을 위해선 한국 면허증을 반드시 지참하여 입국하시길 바란다.) 이것은 한국 운전면허증이 6개월밖에 효력이 안 나오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면허를 취득하는 것은 상당한 돈과 시간이 요구되는 일이기 때문에, 괜히 다들 면허를 딴 뒤에 아우디를 끌고 도심을 휘젓는 게 아니다. 내가 알기론 면허시험을 위해 수 백 만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어려운 난이도에 시험을 떨어지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하니... 한국에서 편하게(?) 데려온 면허증을 EU면허증으로 바꾸어보자^^




  그러나 약속의 덫, 비EU국가에 대한 수많은 방어벽을 세운 독일답게 절차가 무척 귀찮다. 1달에서 2달까지 걸린다고 하니, 그냥 내 마음속에서만 BMW가 지나간다고 생각하자. 뮌헨 지역에 거주하는 교환학생이 EU면허증을 받기 위해 처음으로 할 단계는 프랑크푸르트 영사관에다가 번역 공증을 맡기는 것이다. 번역 공증이란 내가 한국에서 취득한 운전면허증에 대해 올바르게 번역했다는 것을 영사관으로부터 확인을 받는 작업이다. 프랑크푸르트 영사관에 문의해야 하는 이유는 뮌헨에는 영사관이 존재하지 않아서, 프랑크푸르트 영사관이 바이에른 주의 일까지 담당하기 때문이다. 영사관은 귀찮았는지 모든 번역을 사용자에게 위임한 후, 번역 책임까지 묻고 있다. 그리고 수수료를 3.68유로를 떼가고, 반송용 등기봉투(3.5유로)를 권장한다. 300만원이 필요한 독일 면허 소지자들에겐 우스워보일 터이니, 가만히 시키는 대로 조용히 하자.

  먼저 프랑크푸르트 영사관의 홈페이지를 참조하자. http://deu-frankfurt.mofa.go.kr/korean/eu/deu-frankfurt/consul/notary/index.jsp 사이트의 "한국운전면허증의 독일어번역 및 독일운전면허증 교환 안내" 게시물에 들어가보자.


   . 여권사본 (사진면)

   ․ 운전면허 번역본  (첨부파일을 참조 미리 워드작업을 해 오시기 바랍니다)

   ․ 공증촉탁서 1부(1촉탁인에 성명, 서명, 생년월일, 독일주소, 연락처 기입) 

   ․ 한국운전면허증의 사본 앞, 뒤 각 1부

   ․ 별지 제34호 서식 (상단 서약인(한∙영 모두)란에 성명 및 여권서명과 동일한 서명 기재/신청 부수 만큼 작성) 

   ․ 수수료 €3.68 (현금 또는 이체를 통해 지불 가능 : 이체시 이체용지 송부 요망) 

   ․ 우편접수시 반송용 봉투에 우표(일반우편 : 1.45 Euro,  등기우편 : 3.95 Euro) 부착 및 주소 기재 후 동봉

   ․ 본인의 전화 연락처 기재 요망 


  쓸 건 쓰라는대로 쓰면 어려울 건 없는데, 수수료 이체용지를 송부해야 한다는 점, 나같은 독일 초짜가 반송용 봉투에 등기우편을 달아 보내야 한다는 점이 조금 고될 수 있다.
  랑크푸르트 영사관에 보낸 이메일 문의를 통해 얻은 답변에 따르면, 수수료 이체용지는 온라인뱅킹으로 해서 스크린샷을 찍어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다. 오히려 우편으로 현금을 보내면 부족한 일이 생겨서 (유로 잔돈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그럴 수 있다. 또한 동전인 걸 알고 구멍을 뚫어서 가져갈 수도 있다고 한다.) 이체나 온라인으로 보내달라고 부탁하셨다. 그래서 첫 번째 문제는 쉽게 해결이 되었다.



온라인뱅킹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다니... 

창구에서 이체하면 이체 수수료가 더 나오기 때문에 제가 다 감사드려요


  또한 DHL post라고 적힌 곳에 가서 반송용 봉투로 내가 잘 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막상 시도해보니, 흔한 갈색 서류용 봉투(DHL 지점에 가면 10개입, 3개입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를 서류봉투 안에 또 넣은 다음 주소를 기입하고 여기에 우표를 미리 붙여놓으면 그것이 반송용 봉투다. (반송용 봉투를 따로 판다는 의미가 아니다.)
  내가 보낼 때는 서류 우편(저렴한 비용)으로 보냈으나, 받을 때는 등기(3.95유로짜리!) 우표를 붙여넣었다. 그랬더니 정말 우리나라의 우체국택배만큼 배송이 빨리 도착했다. 우편으로 해도 괜찮겠지만, 이것이 분실되었을 경우 내가 또다시 서류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등기처리하였다.

영사관Generalkonsulat에서 내게 등기로 번역공증 문서를 보내주셨다.


[2018. 03. 04. 내용추가]

  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 홈페이지에서 2017년 12월부터 번역공증을 위해선 직접 사람이 가서 신청해야 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이제는 공증번역 서류를 우편으로 보내 받는 과정이 금지된 것이다.) 우리처럼 뮌헨에 거주하여 프랑크푸르트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은 영사관이 몇 개월에 한 번씩 도시로 파견나오는 공지사항을 확인하여 처리한다든가, 프랑크푸르트에 계신 분들께 부탁드려야 한다. ㅠ 그곳에 거주하신 분들은 나름 부업도 되시고 좋겠다. 면허 받기 아오 힘들다!!! 고생 많으십니다 모두ㅠ



  이후 모든 서류를 챙겨서 뮌헨 U4, U5에 있는 Westendstrasse에 내려 5분간 이동했다. 정류장에서 내린 뒤 위 사진에 보이는 푯말에서 "Kfz-Zulassungsstelle"로 되어 있는 곳을 따라가면 된다.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면 그냥 사람 줄 서있는 곳이 맞다. 뭣하면 아래 사진에 나오는 건물을 참조하자. 사람이 많을거라서 오픈시간 이전에 가라고 충고를 들었건만, 오늘도 지하철 하나를 놓친 뒤 개업시간 10분 전에야 이곳에 도착하였다. 많은 인원이 이미 대기중이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Kfz의 운영이 시작되자마자 나는 처음엔 다들 서는 곳으로 0층(EG)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다들 이상하게 차 번호판을 들고 서있는 것이었다. 그때 뭔가 눈치챘다. 아, 여기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그 즉시 서있던 줄을 빠져나와 Fuhrerschein을 담당하는 3층(우리나라로 4층)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더 효과적이다.



쫄지 말자. 다들 0층에서 번호판 바꾸려고 대기하는 것이지, 나처럼 면허증을 바꾸러 오는 것이 아니다.



다행히 3층(우리나라로 4층)에서는 사람이 10명 남짓만 대기하고 있었고, 이곳에서 면허와 관련된 당일약속을 잡아주고 있었다. 0층에서 괜히 다른 업무와 부대껴서 기다리지 말고 곧바로 이곳으로 올라오길 바란다. 내가 서류 다 가져왔다고 말씀드리니까 그 자리에서 당일 테어민을 잡아주셨다. 온라인으로도 약속을 잡을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2-3일 뒤부터 잡을 수 있으니까 급한 사람이라면 일찍 아침에 가는 게 맘이 편하다. 그리고 우리의 업무는 "Erteilung auf Grund auslaendischer fahrerlaubnis"인데 온라인에선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 그냥 현장에 빨리 오자. 나는 얼마 기다리지 않겠지하면서 대기표를 보는데 25분을 기다려야 했다. 나야 원래 일찍 일어나버릇해서 아침밥을 먹고 왔지만, 업무까지 마치면 9시 반은 훌쩍 넘길 것이므로 먹을 것을 꼭 지참하고 와야 한다.



8시 20분에 왔는데 9시 5분이라니....




  때가 되고 전광판(?)에 나오는 담당 방으로 들어갔는데, 마침 영어를 1도 못하시는 직원이 나를 맞아주셨다. 운전 관련한 얘기는 독일어로 모르는데... 그래도 많이 찾아봤던 결과 독일어로도 여러 가지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우선 내 여권, 여권사진, 안멜둥, 공증번역서 등을 모두 들고가셨다. 신원확인을 하고나서 공증번역서를 면밀히 보시더니, 뭔가 이상하다고 얘기해주셨다. 또 뭐가...? 블로그에서 볼 땐 분명 서류만 잘 챙겨가면 알아서 다 해준다고 되어 있는데, 이놈의 독일은 또 직원바이직원, 직원따라 달라지는 제도를 보여주는 건가 싶었다. 그 직원이 내게 걸고넘어졌던 것은 공증번역서에 썼던 "면허 취득연도"다. 독일어로 겨우겨우 들은 바로는, 내가 연말에 한국면허를 땄다고 기록하였는데 면허상에선 취득연도만 적혀있기 때문에, 이 면허증이 처음 취득된 것인지에 대한 여부를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 면허증(정확히는 내가 한국면허증을 번역한 공증번역서)만 보아서는 내가 연초에 음주운전을 하여 면허취소를 당한 뒤, 면허를 다시 취득한 것인지 아닌지 여부를 가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프랑크푸르트 영사관에 직접 문의해봐요... 하라는 대로 했는데 하...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더니 어딘가에다가 연락을 하고 오신단다. (경찰서라고 들었는데 확실하진 않다.) 사무실에서 쫓겨나고 그분은 직접 어딘가로 잠시 다녀왔기 때문에, 나는 한껏 여유를 지니고 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경찰이 오는 건 아닌가 내심 걱정했다. 이윽고 그분이 오셔서 계속 뭐라뭐라 걱정하셔가지고, 내가 교환학생이고 여기에 1년도 안 있을거라서 운전은 몇 번 하지도 않을거라고 얘기하였다. 그랬더니 직원 분께서 염려하시면서, 이 EU면허증을 다른 경찰관에게 보여줄 때가 생긴다면 너의 상황에 대해 잘 말하라고 말씀해주셨다. 왜...? 아마도 한국면허를 취득한지 6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효력을 잃는다고 말하신 것 같은데, 나는 독일에 오고 난 뒤에 6개월이 지나야 한국면허 효력이 사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블로그들을 다시 찾아보았으나 발급받는 데에 큰 무리가 없었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해달라고 말씀드렸다.

추가로 렌즈 안끼고, 안경 안쓰고, 신체적 핸디캡도 없다고 말하였다.



돈 내라고 영수증 주셨는데, 그자리에서 내면 될 것을 굳이 0층에 있는 곳까지 가서 계산해야 한다.



신용카드는 이 자판기를 통해서 EC가 붙어있는 놈들만 되기 때문에, 새벽에 울면서 50유로짜리 현찰을 준비한 내게 박수를 보낸다. EU면허증 하나 발급해주는 데에 무려 35.6유로나 챙겨갔다^^ 돈을 내니까 금방 처리가 되어서 임시면허증을 내게 주셨다. 임시면허증이 EU면허증을 발급받을 때 필요한 서류이기도 하다.(종이 1장짜리다.) 너의 EU면허증이 정확하게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6주 뒤에는 올 것이라면서 그때 테어민을 잡아놓으면 좋을 것이라고 일러주셨다. 내가 또 6주 뒤에 이러고 있어야 한다니 웃음이 끊이질 않는 하루다 정말^^ 웃음웃음 이모티콘을 몇 번을 쓰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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