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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남, 기록

독일 베르히테스가덴 여행(3) 쾨니히 호수(쾨니제) 얼음동굴 가는 길 Berchtesgaden - Königssee Eiskapelle 본문

해외여행/독일

독일 베르히테스가덴 여행(3) 쾨니히 호수(쾨니제) 얼음동굴 가는 길 Berchtesgaden - Königssee Eiskapelle

원남 2017. 11. 9. 13:01



  이전 게시물 중 (2)를 보면 호수에 다소 실망했던 나를 찾아볼 수 있다. 다시 생각해보면 나는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걸 상상했는데 주변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실망한 걸지도 모른다. 노란 표지판을 본 뒤 얼음동굴 앞까지 가기로 계획을 했다. 걷기 시작하니 처음엔 산책길이 나왔다. 메타세콰이어길인 것마냥 나무가 일렬로 늘어서 있고, 서로 다른 많은 구성원들이 이 곳을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었다. 여기도 마음에 들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위를 서성이며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내가 표지판에서 본 건 1시간이 넘는 코스였다. 이 호수에 오는 게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표지판 예정시간에 모든 코스를 돌고 오면 페리를 안정적으로 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냥 찍으면 사진이고 그림이 되었다.



이런 날에 쾨니히 호수를 왔다니 영광



우리집 근처에 이런 산책길 하나 놓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산으로 올라갈수록 여기가 원래 만년설이라도 끼는 곳인가... 싶었는데, 집에 와서 여름일 때의 같은 산 사진을 검색하니 그런 것도 아니었다. 눈이 온 덕분에 더욱 볼만한 산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이럴 때만 머리가 갑자기 빨라진단 말이야. 그래서 등산화도 아닌 평범한 신발에 백팩을 매고 우리집 계단 올라가듯 40분정도 올라갔을까? 표지판으로 "여기까지가 공식적인 곳이고, 더 올라갈 경우 튼튼한 신발과 주의가 요망된다"고 적혀 있었다. 나중에 짐작했지만 이곳은 1시간 15분의 종착역이 아니었다. 독일 분들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역시나 독일 종특인지 나를 매우 크게 해주셨다.



  저는 이 멋진 풍경과 함께 있는 모습을 간직하고 싶었지만 그 당시에 사람들도 다 내려가기 시작한 덕에 그곳에는 사람의 왕래가 잦지 않았다. 아쉬운대로 감사하다고 말한 뒤 고민하였다. 처음에는 신발이 운동화가 아니라서 빨리 닳겠다는 생각도 하고, 뭐 저리 위험한 곳으로 가야 하나 싶어서 그냥 다시 내려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또다시 14.8유로가 내 눈앞에 나타나서는 한 번 올라가보라고 권해주었다.


  입장권을 바라보면서 막차를 타고 베르히테스가덴 중앙역으로 되돌아가면 되겠다고 판단하여 계속 올라갔다. 이 때부턴 돌로만 구성된 구역이라든가, 운동화로 가기엔 좀 버거운 구간이 존재했다.




  올라가기 시작한지 1시간 정도 되었을까? 어느 중국인 중년부부께서 나보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런데 그 뷰가 정말 내 맘에 쏙 든 것이었다. 내 시야를 산으로 가득 메우는 느낌이 들었다. 치킨으로 따지자면 양념 반 후라이드 반처럼 산 정상의 반만 쌓여있고 나머지 아래는 평범한 녹색이어서 신기한 광경이 펼쳐졌다. 그래서 나도 한 장 부탁드린다고 중국인에게 말씀드렸더니 이렇게 멋진 사진을 남겨주셨다. 그래, 이거야. 어차피 화질은 확대하면 내 중심으로 나오니까 이렇게 풍경을 위주로 찍어야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한 사진들 중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보여줄 만한 사진을 얻었다.



  중국 여자분 : (이미 바위 위에 올라가셔서는 저 멀리서) 사 진 좀 부 탁 드 릴 게 요

  나 : (찍을 때) 이 얼 싼. 여깄습니다^^

  중국 여자분 ; 혹시 한국인이세요?

  나 : 네. 어떻게 아셨어요?

  중국 여자분 : 때려맞췄어요^^ 저도 그러면 하나 둘 셋으로 해드릴게요.


  1시간 15분 코스는 산에 파놓은 터널 앞을 가리키는데, 그곳까지 가면 좋겠지만 페리 막차가 생각나서 얼음동굴까진 못가겠더라. (페리 막차가 떠나면 나중에 따로 배차가 오는데 다같이 245유로를 내야 한다!) 그리고 그 주변이 (시력 1.5으로 보았을 때) 그다지 내가 원하는 느낌이 아니었다. 눈들이 큰 암석으로 되어있다고 해야 하나? 나는 이미 목표를 다 이루었기 때문에 쿨하게 내려갔다. 위 사진의 흰 부분에 타원으로 검은 부분이 얼음동굴 부분이다. 겨울에 올라간다면 또 얘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조금 더 있으면 많이 깜깜해질까 걱정이 되어 얼른 하산했다.



표지판을 보면 내가 마지막으로 갔던 곳이 마킹이 되어있는 마지막 장소라고 했다. 이게 바로 마크 표식이고, 다른 산에 갔을 때도 이 마크를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지상으로 갈 때쯤 되니까 올 때보다 해가 많이 진 상태다.



  페리를 타려는데 거짓말하지 않고 기다리는 데에만 30분이 걸렸다. 막차가 끊길시 낼 벌금을 다들 기억하고 있어서 그런가.. 페리를 타고 육지로 돌아올 때엔 날씨가 많이 쌀쌀해져서 페리 창문에 김이 서려있고, 모자를 써야 했으며, 직원도 트럼펫은 불지 않았다. 내가 탑승을 할 땐 4시였는데, 해가 이미 저만치 떨어져서 풍경이 아쉬웠다.

  이곳은 정말 날씨가 좋아야만 제값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긴다. 그리고 성 바르톨로뮤(성 바톨로뮤)보다 더 더 멀리 있는 목적지까지 페리로 가는 것 또한 좋은 선택일 것이다. 그곳은 사람이 훨씬 적게 오기 때문에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이름에 더 어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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