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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남, 기록

사이비(2013) 리뷰 [스포일러 有] 본문

짤막리뷰/애니메이션

사이비(2013) 리뷰 [스포일러 有]

원남 2017. 2. 8. 17:04



스포일러 有!!


한국판 제목은 <사이비>인데 영어판 제목은 왜 <The Fake>인가?


- 영어판 제목을 보았을 때, 한국판 제목 <사이비>라는 제목에서 연상호 감독이 뽑아내고 싶은 항목은 가짜와 진짜의 혼동, 어쩌면 가짜를 진짜처럼 믿게 하는 스스로의 자기합리화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포스터의 캐치프라이즈인 '당신이 믿는 것은 진짜입니까?'를 적음으로써 사이비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가짜와 진짜를 믿고 따르는 방법론에 대해 고찰하게끔 만든 게 아닐까 생각한다.


여러 예시 : 확실하다고 주장하는 가짜와 원래 가지고 있던 진짜에서 흔들리는 사람들

 - 아주머니의 죽음은 약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병이 악화되어 당연했지만, 남편은 이 상황을 합리화하여 부인이 하나님 덕분에 행복하게 천국으로 갔다고 굳게 믿음.

 - '이게 네 팔자야'를 들은 딸의 흔들리는 동공. 여태까지 무엇 하나 믿을 것 하나 없던 그녀에게 신은 그야말로 마지막 믿음, 마지막 희망이었을 터. 그것을 가짜라고, (영어판 제목은 The Fake이기 때문에 달리 얘기하자면) 사이비라고 칭하는 순간 그녀는 이 세상조차 가짜라고 여겼을 것이다. 따라서 그녀는 과감하지만 지체할 바 없이 자살을 택하지 않았을까.

 - 주인공이 그토록 사이비종교의 믿음에 대해 부정적이었지만, 결국 마지막 씬에서 작은 굴 속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장면


사람의 나약한 마음을 악랄하게 조종한 사기꾼, 그가 이용한 종교라는 매체

출처


- 종교가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가짜 장로(최경석)가 악용한 종교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이다. 그는 경찰서에 부착된 수배지에 보면 특경법(사기)라고 되어있다. 사기친 액수가 5억이 넘어가야 특경법(사기)이라고 적기 때문에, 이 사람은 이전에 이와 같은 짓을 이미 심심치 않게 벌여왔다고 볼 수 있다. 아마 욕하는 주인공(김민철)처럼 사이비에 대해 간파한 사람이 신고했을 것이다.

- 종교는 누구나 매력적으로 보일 면이 많은 매체라고 생각한다. 일례로 영화 내에서 보면 아빠에게 등록금까지 탈탈 털린 여자(김영선)에게 목사님(성철우)은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다, 당신은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계속 마음을 심어준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욕만 듣고 사랑받지 못하다고 생각한 영선은 그러한 사랑과 관심에 지대한 감명을 받는다. 그래서 나중엔 영선은 천국에 갈 수 있다는 144,000명에 들었다는 것이 그동안 학업에 열중하며 대학에 합격했다고 소리지르던 것보다 더 소중하다고 판단하기에 이른다. 이런 마음을 잘 조종할 수 있는 사기꾼 최경석의 촘촘한 사기꾼 매커니즘에 놀라울 따름이다.


왜 마을 사람들은 경찰이 들이민 수배지령서를 직접 보고도 그를 모른다고

시치미를 뗐을까

- 나는 이 장면이 신도들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한다. 분명 수배지령서를 보고 마을 사람들은 놀랐다. 그리고 "모른다"라고 얘기하던 왼쪽 남자의 표정은 안절부절하기까지하다. 그런데도 왜 그들은 최경석(장로)을 모른다고 잡아뗐을까? 이 다음 장면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모른다고 말하던 사람들의 표정은 이내 "정말 모르는데"로 바뀌며 "왜 자꾸 물어보느냐. 저놈(김민철)이 썩을 놈이다."로 바뀐다. 오랜 기간동안 혹은 절실히 믿어왔던 사실에 대해서 거짓임을 밝혀주는 진실과 마주할 때, 사람들은 이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짓이다, 아니다, 모함이다 등으로 치부하는 거부반응이 표정과 말로 드러났다. 슬픈 사실이 아니던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이 옳다는 곧은 마음이 항상 좋은 건 아닌데, 시치미를 떼면서 더욱 그 마음이 굳건해짐이 보여서 안타까웠다. 매우. 사람들은 변화할 줄 알아야 하고,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어딘가 저만치에 영원한 돌파구란 없다.


주인공이 딸의 가짜 편지를 듣다가 울게 된 까닭은?

  목사(성철우)는 김민철을 방심하게 만들기 위해 그의 딸이 썼다고 칭할 가짜 편지를 읽어준다. 그런데 중간에 김민철은 엉엉 울기 시작하다가, 편지에서 나온 아빠라는 말 때문에 가짜라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갑자기 울음을 그치는 것은 목사님이 자신이 편지를 가짜로 썼다고 밝혔을 때다. 따라서 김민철은 편지내용을 듣을 때 내심 자신의 딸이 나를 사랑해서 정말 교회에서 주장하던 사랑과 믿음을 받았던 것인가, 하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결국 그 뒤론 운 적은 없고, 딸이 자살했을 때에도 그 앞에서 "내가 옳다!"라고 말한 건, 딸의 가짜편지를 쓴 사이비에 잠깐 혹했던 자신을 다시 올바르게 세우기 위해서일 것이다.


목사는 왜 주인공(김민철)을 싫어했을까?

  목사는 그를 죽이려고 들 때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사탄이라고", "악마같은 너만 없으면 모두가 행복해지게 살 수 있다고!"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가 이전에 교회에서 잘렸을 당시 자살했던 여자애의 아버지가 딸을 학대한 문제를 이번 기회에 풀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예전에 다니던 교회에서 자살한 여학생은 "아버지가 절 죽일 거에요."라고 얘기했다. 아마 그 당시에 풀지 못했던 문제를 지금 풀 수 있다고 여겼고, 그래서 아버지를 죽이면 그 문제까지 같이 해결될거라 믿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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