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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카페] 죠지 서울

원남 2019. 10. 23. 09:00

0. 카페에 들어서기 전

  주말에 저녁을 빠르게 먹고 이곳으로 향했다. 안그래도 한적한 을지로 인쇄골목 근처에 이 빌딩 안으로 들어서니, 여기에 카페가 있을지 정말 의문이었다. 결국엔 그곳에 있는 게 맞았다. 들어서자마자 나는 웨이팅이 있다는 것에 크게 놀랐다. 뭐 얼마나 대단하길래 웨이팅이 있는가... 다행히 우리는 주문하고 있는 바 구역에 앉을 수 있고, 주변에 자리가 나면 거기에 앉을 수 있게 되었다.

 

1. 주문

  시크하게 주문받으시던 분이 메뉴판을 주셨는데 친구랑 한참을 고민했다. 친구는 오레그랏세를, 나는 표로롱 사과맛을, 추가로 핑크팡팡케이크를 시켰다. 메뉴 이름들이 내가 부르기엔 항마력이 넘쳤다. 덕분에 어디 가서 "나 핑크팡팡케이크 먹어봤다."라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게끔 되었다. (오레그랏세는 원래 불어이지만 해당 메뉴가 일본에서 크게 유행한 탓인지 메뉴판 오른쪽에 영어나 불어가 아닌 일본어로 적혀있었다.)

 

2. 주문한 케이크와 커피를 기다리며

  바 쪽에 앉으니까 주문을 받는 직원의 동선이나 준비되는 메뉴들을 슬쩍슬쩍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앉은 곳은 바에 온 것 같은데 말이야. 일단 바 구역에서 보이는 장면이 많았다. 앉아 있는 사람들의 행보를 보면 이따금씩 문 앞에 있는 큰 유리에서 사진을 찍고, 웨이팅이 기다리기 싫은 많은 사람들이 문 앞에서 서성이다가 계단 쪽으로 돌아섰으며, 가게는 너무 어두워서 많은 사람들이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을 연신 찍었다. 술은 마시지 않았지만 바에서 마시면서 얘기하는 게 을지로카페와 흔한 바의 중간에 놓인 기분이라 새로워서 좋았다. 바에서 자리 안옮기셔도 딱히 상관 없을 듯.

 

3. 메뉴 구경

  표로롱 사과맛은 사과맛 주스 위에 하트모양 곤약젤리를 얹은 형태이다. 묘한 색감이 이색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게 한다. 맛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맛이다. 생각보다 초딩 입맛인 내게 잘 어울렸다. 실패는 아니지만 표로롱의 가격은 맛보다는 색감과 분위기값이 다하였다. 오레그랏세는 섞지 않는 메뉴의 특성 때문인지 처음에는 강력하게 쓰다가 나중에는 좀 달달해진다. 괜찮았다. 다만 핑크팡팡케잌은 위의 두 음료와 달리 그닥 추천하진 않는다. 그냥 보이는 그대로의 맛이었다. 특별히 맛있다고 생각이 들진 않았지만 친구는 잘 먹었다.

  바에다가 카페를 끼얹는 느낌이었기 때문인지 조명이 꽤 어두웠는데, 그래서 그런지 조명 많은 카페를 생각하신다면 다른 곳을 알아보면 좋을 것으로 추정된다.

 

표로롱은 보라색 곤약젤리에 사과주스가 담긴 형태라서 색감이 신기하다.핑크팡팡케잌은 지금 이렇게 초점이 안맞춰질 때가 더 예쁘게 생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