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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막리뷰/음악

[리뷰] 여자친구 미니앨범 4집 <The Awakening>

원남 2017. 3. 6. 13:18

[리뷰] 여자친구 미니앨범 4집 <The Awakening> (2017. 03. 06.)

 

앨범자켓 : Knight / Military version

[요약]

앨범적 구성 : 3.9 / 5.0

타이틀곡 : 3.7 / 5.0

수록곡 : 3.6 / 5.0


1. 앨범적 구성 : 3.9 / 5.0

  여차친구가 속한 소속사는 비록 신생소속사라지만 사장님이 대형기획사에서 오래 있던 사람인 덕인지는 몰라도, 걸그룹 여자친구는 처음 데뷔했을 때부터 (기성 가수들도 따기 어려운) 치킨광고를 찍을 수 있는 저력을 뽐낼 수 있게 회사에서 많이 도와주었다. 회사의 역량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소속된 가수들의 앨범뿐 아니라 예능, 홍보, 인지도 등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처음 앨범을 다 들은 소감은 '여자친구 소속사는 굉장히 머리가 좋다.' 여자친구는 미니앨범 1-3집(학교3부작 컨셉, 입학-방학(?)-졸업)-정규1집(청춘)을 낸 후 20대를 공략할 수 있게 컨셉적으로 셋팅해놓았다. 이번 앨범은 청춘이라기엔 노림수가 별로 보이진 않지만, 뮤비에서 나오는 총과 military 버전의 앨범자켓(위 사진)이 있는 것으로 보아 20대 초중반들의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컨셉을 설정해 놓은 듯하다.

  The awakening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예전에 학교3부작에 맞추어 춤추면서 그저 기쁜 날들을 노래하기보다는, 이번 앨범에선 조금 더 성숙하게 노래를 하고 있다. 학교3부작과 정규1집까지 마치고 제 2막의 시작을 알리는 만큼, 수록곡에서 다양한 분위기로 곡을 낸 덕분에 다음 컨셉에 무엇을 하든지 수월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놓았다. 그러나 이 앨범 곡들의 유기성은 의도치 않게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 앨범노래를 듣다보면 얼추 어울리는데 앨범아트나 다른 컨셉과 비교하다보면 전혀 어울리지가 않아서 아이러니하다. 걸그룹 컨셉으로 '당당한 여자', '너를 조종할거야' 등의 진취적인 포지션을 취하는 컨셉은 다른 그룹들도 너도나도 한 번씩은 하다보니 흔한 컨셉으로 전락했다. 따라서 다른 걸그룹과의 차이를 쉽게 느낄 순 없다. 다만 이미 우리들 사이에서 인식된 보컬라인(유주-은하)와 더불어 서브로 받쳐주는 다른 멤버들의 음색이 익숙하기에 이 문제는 덜 부각될 전망이다.



2. 타이틀곡 : 3.7 / 5.0

  이번에도 타이틀곡은 이기, 용배 프로듀서가 맡았다. 이들은 저번 작품때까지 계속 작업해왔기 때문에, 여자친구 노래를 시리즈로 들으면 빠르게 지나가는 간주 등 여자친구 느낌이 나는 구간도 일부 존재했다. 이것이 계속 반복되다보면 결국 자가복제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잘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Fingertip>에서는 멜로디의 70% 정도는 자신들의 느낌을 주되, 30%는 여자친구의 컨셉이 변화함을 느낄 수 있게 일부러 다른 컨텐츠에 나오는 분위기를 많이 참고하여 작곡한 기분이 든다. 예를 들면 후반부 간주와 탕탕탕이 나오는 가사 부분에서 들리는 옛날 수사/경찰 드라마 OST의 메인 리듬을 참고한 듯 하다. 여자친구 입장에서도 이렇게 해야 사람들이 별로 질리지 않고 새로운 그들의 음악에 흠뻑 취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보면 win-win이라고 생각한다. 이기/용배가 계속 프로듀서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음악이 괜찮은 것도 그렇지만 그들의 생존방식을 스스로가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탕탕탕 부분의 훅이 다른 곳보다 조금 더 약하기 때문이다. 아이돌 특성상 퍼포먼스도 음악 차트에 영향을 미치긴 하겠으나, 춤을 생각해볼 때 조금 더 센 사운드로 훅을 짰어도 좋았을 것 같다. 오렌지캬라멜의 <방콕 시티>가 이런 느낌으로 했다가 반응이 전무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이기, 용배 프로듀서 특성상 기승전결이 확실히 드러나기 때문에 많이 우려하지 않아도 되겠다. Awakening이라는 주제의 타이틀로 나쁘진 않지만 이게 최선까진 아니고 차선이라고 생각한다. 수록곡을 생각했을 때 분명 이것보다 더 좋게 나올 수도 있었다.


3. 수록곡 : 3.6 / 5.0

  지난 정규 1집은 무엇인가 통일된 느낌이 있었지만, 미니앨범 4집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은지 생각보다 다양한 분야에 뛰어들어 우리들에게 다양한 장르를 소개시켜주고 있다.


- 1번 바람의 노래 : 정규1집까지 1번트랙은 intro로 꼬박꼬박 넣었는데, 이번엔 <바람의 노래>라는 트랙으로 넣었다. 아마 intro를 이 트랙으로 대신하여 앨범을 소개하고 싶었던 기분이 든다. 가사, 바이올린 연주, 딥하우스 리듬이 셋 다 다른 분야에 있다가 하나로 합쳐진, 어찌 보면 '뜻밖의 결과를 창출한다'는 앨범적 특성에 제일 잘 어울린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그들이 노래하고 움직일 때 하나의 신선한 음악으로 마주한다.


- 4번 나의 지구를 지켜줘 : 영어제목이 굳이 이 한글제목과 똑같을 필요는 없는데, 굳이 Please Save My Earth다. 만화/애니메이션 <나의 지구를 지켜줘>의 영문판 제목과 똑같은 것으로 보아, 작사/작곡한 미오는 전작의 인어공주를 모티브로 한 <Mermaid>에 이어 만화에서 영감을 받아 이 곡을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분위기는 조금 파워청순의 대명사(?)인 여자친구인 만큼 조금 더 격렬하게 지구를 지켜줘!! 하는 기분이 든다.

  또한 나는 이 트랙을 듣고 여자친구의 다음 앨범은 이런 컨셉을 조금 더 심화해서 나오면 예전으로 답보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음 앨범의 타이틀곡도 결국 이기, 용배 프로듀서에게 달렸겠지만, 이런 애니메이션 주제가스러우면서도 일본스러우면서도 여자친구스러운 곡이 다음 컨셉으로 자리한다면 다시 한 번 예전 느낌이 날까봐서 우려된다. 노래는 좋은데, 수록곡으로 자리해야 더 빛이 나는 트랙이라고 생각한다.


- 6번 핑 : 보통 눈물이 핑 돈다는 표현을 쓸 때, 이런 바쁜 뉴잭스윙 리듬을 쓸까? 힙합적인 비트에 격려한 청순함을 뽐내는 여자친구의 특성에 잘 어울리지만, 앨범 전체적으로 뜬금없는 콜라보가 눈에 띄기 때문에 이번 마지막 트랙을 통해서 The Awakening이라는 건 당당한 여자로서의 각성을 뜻하기도 하지만, 여자친구 걸그룹의 새로운 장르에 눈을 뜨는 각성의 시간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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