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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막리뷰/음악

[리뷰] 아이유 정규앨범 4집 <Palette> <팔레트>

원남 2017. 4. 21. 20:48

[리뷰] 아이유 정규앨범 4집 <Palette> (2017. 04. 21.)


[요약]

앨범적 구성 4.0 / 5.0 : 셀프 프로듀싱으로 자신의 음악을 다채롭게 표현하려고 노력하였고, 완벽하진 않지만 (아이유의 다른 어떠한 앨범보다) 어떤 음악을 추구하고 싶은지에 대한 색이 엿보임.

타이틀곡 3.9 / 5.0 :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는 더블 타이틀곡을 통해 그녀가 고민하고 머무른 흔적을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음. 한국 가요계 더블 타이틀 분야의 새로운 도전.

수록곡 4.1 / 5.0 : 선공개까지는 레전드. 몇몇 수록곡이 들어간 까닭은 의문이 드나, 팔레트라는 주제 내에서 충분히 용인 가능한 색들로 구성.


1. 앨범적 구성 4.0 / 5.0

  챗셔 앨범 이후 아이유가 1년 반만에 돌아왔다. 이미 몇 주 전에 <밤편지>, <사랑이 잘 with 오혁>으로 충분히 예열을 마친 뒤라서, 티저 무비가 올라올 때마다 내심 기대하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팔레트라는 앨범명을 듣고, 팔레트라는 이름 아래 보여줄 만한 건 3집<Modern Times>나 <CHAT-SHIRE>에서 이미 표현하였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모든 트랙을 다 듣고나서도 그 걱정은 쉽사리 접어들지는 못했다. 음악적인 장르의 다양성으로 따지자면 사실상 두 앨범에서 더 엿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 <팔레트>에서는 이세상에 있는 모든 음악적인 장르의 다양성을 포용하려는 노력이라기보다, 더블 타이틀곡을 필두로 자신의 맘속에 자리하고 있는 음악적 가치관(팔레트에 놓인 색들)을 어떻게 섞어서 새롭게 표현할지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앨범의 구성을 보았을 때, 팔레트에 담겨진 자신의 음악만으로 이 앨범을 표현하려고 간접적으로 표하고 있다.

  아무리 아이유의 이전 미니앨범인 <CHAT-SHIRE>가 대중에게 수록곡까지 큰 인기를 끌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타이틀곡 두 개를 모두 이전 앨범의 타이틀스럽지 않은 것을 들고 나온 건 그녀의 도전이다. 이전의 타이틀을 떠올리면 신이 나고 브람스 사운드 팡팡 터지는 곡에 포인트 있는 춤 추고 김이나-이민수 콜라보에 빛을 발하는 신나는 곡이 위주였다. 이 타이틀 분위기를 버리려 노력한 건 <챗셔>의 스물셋부터였다는 생각이 든다. 챗셔는 이전의 앨범에 있던 타이틀처럼 무언가 신났지만, 다른 신남이었다. 자신이 작사-작곡에 참여한 탓인지 스물셋엔 어땠으면 좋겠고, 뭘 해야 할지 갈팡질팡, 그야말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던 인물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리고 그 다음 앨범 <팔레트>에서는 더블 타이틀 모두 차분한 분위기로, 이전의 혼란스러웠던 분위기를 잠재우고 마음을 비운 상태에서 자신을 관철하는 분위기가 주를 잇는다. (타이틀곡 얘기는 다음 파트에서 계속)

  셀프 프로듀싱이라서 그런지 약간은 앨범적인 연결이 가끔 엇나가는 느낌, 깔끔하게 넘어가지는 않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것은 서로 모르는 것들을 섞었을 때에 새로운 색이 나타나는 일종의 시험과정이며, 자신의 다양한 색끼리의 콜라보를 통하여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그러한 면에서 보았을 때 3년만에 내보이는 정규앨범에 이 도전을 담았다는 것 자체가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도전정신을 담은 것이라 볼 수 있다.



2. 타이틀곡 3.9 / 5.0

  더블 타이틀이 (아예 똑같은 발라드라고 하기엔 호소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뉘는 기분이지만) 모두 예전의 타이틀 분위기를 버렸다는 것에서 놀라웠다. 대부분 더블 타이틀이라고 하면 두 가지 상반된 분위기를 보여줌으로써, "이중에 너가 좋아하는 것 하나 정도는 있겠지", "대중들의 상황을 보고 더 나은 것을 많이 보여드릴게요"로 간접적인 설명을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블랙핑크의 첫 1집은 음원사이트에 첫 등장했을 땐 <붐바야>와 <휘파람>으로 각각 트랙 1, 2번이었으나, 대중들의 반응을 보고 하루가 채 안되어 트랙 순서를 뒤바꾸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이유의 앨범에서는 그러한 모습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 자기가 제일 드러내고 싶은, 대중에게 표현하고 싶은 두 곡을 선정하여 진심을 표현하는 것일 뿐이다.



  트랙리스트에서 타이틀곡 앞에 색칠한 색을 보았을 때 그녀가 추구하고픈 음악에 대한 고민을 같이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 타이틀곡 <팔레트>의 가사를 보면 "Hot Pink보다 보라색을 더 좋아해"라는 파트가 있다. 앨범 프리뷰에서 보인 트랙리스트에 따르면 <팔레트> 타이틀곡 앞에는 핑크가 칠해져있다. 그리고 다른 트랙 <이름에게>는 파란색임을 알 수 있다. 이는 RGB로 각각 #F09FA5, #00B0D1이다. 팔레트 앨범 아트에 보면 거의 4번째와 8번째 색이다. 이를 섞으면 6번째 색에 가까운 #85A1B2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보라색이라기에는 더 파랗고 어둡다. 파란색을 더 섞으면 거의 보라색이 된다. 따라서 그녀가 말하고 싶은 건, 보라색을 갖춘 이상적인 음악을 찾기 위해 자신이 이전에 만들어놓은 Hot Pink에다가 다채로운 색을 섞어보임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음악적인 분위기(보라색)에 맞추려고 노력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타이틀곡 두 곡의 색을 섞으면 완전히 보라색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자신의 음악 내에서 이상적인 면모를 발휘하지 못했으나, 점점 근접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팔레트>에서 스물다섯에 대해 얘기함으로써, 앞선 곡들(싱글 <스무 살의 봄>, <챗셔>앨범의 타이틀 곡<스물셋>)에 이어서 자신의 현재를 되돌아보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위치에 서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더 자신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많은 생각을 이어갔을 터. <이름에게>라는 타이틀을 보면 사람한테 보통 '에게'라는 말을 쓰지, 추상명사에 '에게'라는 표현을 썼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신이 찾고있는 건 이세상에 보이거나 쉽게 찾을 수 없음을 암시하고 있다.

   


3. 수록곡 4.1 / 5.0

3번 트랙 이런 엔딩 : 샘김이 작곡하고 아이유가 작사한 곡으로, 실제로 이런 일이 있진 않았을까 할 정도의 진중함이 찾아온 곡. 이걸 선공개 3번째로 내놓고 앨범을 내놨어도 전혀 손색이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6번 트랙 Black out : 묘하게 예전... 사람한테 영향을 받았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드는 곡이다. 곡 속에서 표현하는 말투라든가 가사에서 특히나 그러한 면모가 보였다. 아마 이것 또한 선입견이고, 평소 인디 밴드와 해외 노래도 자주 듣는 아이유에게 이러한 곡을 한 번쯤 앨범에 넣고싶은 맘이 들었을 것이다. 그녀의 솔직한(?) 면을 보자.

8번 트랙 밤편지 : 노래를 들으면서 밤에 띄우는 편지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마음속에 그려지는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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