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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블랙핑크 디지털 싱글 <마지막처럼 AS IF IT'S YOUR LAST> (블핑, BLACKPINK) 본문

짤막리뷰/음악

[리뷰] 블랙핑크 디지털 싱글 <마지막처럼 AS IF IT'S YOUR LAST> (블핑, BLACKPINK)

원남 2017. 6. 24. 16:58

[리뷰] 블랙핑크 디지털 싱글 <마지막처럼 AS IF IT'S YOUR LAST>(2017. 06. 22.)


[요약]

타이틀곡 3.6 / 5.0 : 블랙핑크라는 이름으로 표현되기 어려운 트랙



1. 타이틀곡 3.6 / 5.0

  데뷔곡인 휘파람을 듣고나서, 블랙핑크가 가져온 싱글들은 모두 다 좋아했다. 그러나 내가 초반에 이들을 좋아한 이유는 YG가 이전에 키우던 걸그룹인 2NE1의 노래가 블핑의 노래와 서로 닮은 듯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대체재로써의 역할이 컸다. 그래서 나처럼 2NE1과 이들을 비교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줄 3번째 싱글이라면, 블랙핑크가 이제는 이전 걸그룹의 태세를 벗어나, 자신만의 역할, 자세, 성격을 돋보이게 설명할 줄 아는 트랙으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블랙핑크만의 브랜드 인지도는 신인 중엔 이미 역대급으로 압도적인 수치를 자랑하기 때문에, 그들만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은 중대한 문제다. 다시 말하자면 YG는 나같은 사람들에게 왜 블랙핑크가 2NE1과 다른지, 어떻게 다른지, 블랙핑크가 정한 노선은 무엇인지 설명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총평하자면 블랙핑크는 2NE1의 색을 아직은 쉽사리 다 지우지 못한, 그저 애매한 느낌의 연장선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노래를 들었을 때 중간중간 '아, 이건 2NE1이 불렀다면 이 파트는 누가 불렀겠구나'라는 것이 쉽게 연상된다. 음색이 비슷한 멤버가 있다는 걸 감안하고 듣더라도, 충분히 전담 프로듀서의 프로듀싱과 회사의 트레이닝으로도 변화구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첫 파트부터 그러한 기대감은 실망으로 번졌다. 오히려 이번에 나온 곡이 이전에 출시한 4곡보다도 더 2NE1과 닮았다는 건, 아직 YG에서 확실하게 그들의 포인트를 명확히 짚어내지 못함을 느낀다. 그런 애매함을 노리고 만들었을 수 있지만, 4-6년씩 준비기간을 거친 걸그룹에게 굳이 이전 컨셉을 답습하는 정도의 매력만 지니게 만드는 것은, 회사가 오래간만에 보석함에서 나오는 아이들에게 예의를 다 갖추지 못한 것이다.

  뮤직비디오조차 컨셉은 다를지 몰라도 형색은 비슷하다. 핑크를 메인으로 한 프레임에 어두운 배경을 살짝 넣어주고, 불장난이었을 땐 불로, 이번엔 화려한 light로 수놓은 뮤직비디오는 미래적으로도 보이지만 반대로 무언가 이질적인 기분도 든다. 과연 블랙과 핑크를 뮤직비디오에서 제외하고 만든다고 가정할 때, 그들은 이 조건 속에서 자신의 색을 충분히 그려낼 수 있을진 의문이다. 멤버들이 두 가지 색을 정의하고 표현하는 역량을 지녔다기보다, 멤버들이 블랙과 핑크라는 색 아래서 움직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빨리 틀을 깰 필요가 있다.

  가사 또한 그들이 100% 제대로 표현한 것인지 의문이다. 로제와 리사가 각각 "거짓말처럼 키스해줘. 내가 너에게 마지막 사랑인 것처럼", "마 마 마지막처럼." 하는 부분에서 정말 멤버들이 이 가사를 말하고 있는 것인지, 멜로디에 그저 허밍하듯이 얘기하는 것인지 구별할 수가 없다. 가사 속에 내재된 감정이 그리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이걸 이 비트 속에서 표현하는 건 어렵지만, 어리고 러블리한 기분으로 나타내기엔 더더욱이 힘든 가사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 가운데서도 블랙핑크만의 독특함이 눈에 띈다. 블랙핑크는 확실히 2NE1가 내뿜던 강한 씩씩함을 뺀, 여전사라기엔 2% 다른, 블랙핑크만의 어리고 여림이 느껴진다. 쾌활하고 발랄한 점은 확실히 그들만의 영역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이 두 그룹을 놓고 비교했을 때 서로 비슷하다란 생각을 떨치기엔 역부족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블랙핑크의 뜻은 '예쁜 게 다가 아니다', 즉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것이라는 뜻이라고 YG 측에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건 여타 아이돌도 모두 그렇다. 그들의 가치관은 무엇인가. 평균적인 나이로 갓 성인이 된 멤버들이 생각하기에 어려운 주제이지만, 분명 정규앨범을 낼 때쯤엔 자신들이 자신있게 설명할 것이다. 자신들이 스스로 무엇인지.


(노래는 정말 좋아서 매일 듣고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