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원남, 기록

[리뷰] 헤이즈 EP </// (너 먹구름 비)> <널 너무 모르고> 본문

짤막리뷰/음악

[리뷰] 헤이즈 EP </// (너 먹구름 비)> <널 너무 모르고>

원남 2017. 7. 1. 21:18

[리뷰] 헤이즈 EP </// (너 먹구름 비)>(2017. 06. 26.)

[요약]

앨범적 구성 4.0 / 5.0 : 두 가지 분위기를 한데 모으는 시도를 바탕으로 그녀의 음악적 방향성도 잃지 않았다.

타이틀곡 3.9+ / 5.0 : 트렌디함과 사랑의 슬픔을 엮어내려는 노력이 돋보였고 진정성 있다.

(수록곡은 타이틀곡의 연장선이라 굳이 표기하지 않음.)

0. 헤이즈의 포지션에 대하여

  헤이즈를 알게 된 건 crucial star와의 관계 때문이었다. 그당시 잠깐 스치고 갔던 그 이름은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 2>에서 사투리 쓰는 매력 넘치는 래퍼로 등장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그녀는 랩을 중요시했지만 훅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음악 안에서 살고 싶어~) 그리고 이 프로그램의 세미파이널 때 찬열과 함께했던 곡이 다른 경연곡보다 잠시나마 차트에 들어왔던 것에 눈여겨본 탓일까? 이 프로그램 이후 롱런의 라이징스타로 발돋움할 지금까지, 그녀는 남자 아티스트(찬열, 첸, 용준형, DEAN 등)와의 협연을 연신 이어온다. 이 프로그램에 투입되기 직전 CJ와 사전계약한 덕에 그녀의 생각은 실천으로 옮기기 조금 더 수월했을 것이다. 그녀는 애초에 보컬도 중요시하던 존재였기 때문에, 보컬과 랩의 중간을 잡아 활동하는, 여성으로서는 보기 드문 포지션을 유용하게 선점하였다. 여성래퍼나 여성보컬의 틈새시장? 효린도 이 프로그램에서 래퍼로 활약하면서 랩 사랑을 언급하였으나 헤이즈와는 다른 포지션을 선보이며, 헤이즈가 가지는 특이한 포지션은 보컬실력이 좋다고 가지기도 어렵다는 걸 알 수 있다. (세미파이널 때 베이식과 함께했던 경연을 생각했을 때 효린은 가장 중요할 때 보컬로 돌아섰으며, 이후의 발매곡도 그녀의 랩 사랑에 비해선 래퍼로서의 면모를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키썸, 창모 등 래퍼들과 작업하면서 트렌디한 비트 위의 보컬리스트로 자리한다.) 그러나 헤이즈는 그녀의 현명한 판단 덕분에 래퍼라는 타이틀이 그녀를 설명해줌에도 불구하고 노래를 냈다 하면 그 분위기에 취한 많은 이들이 그녀의 곡을 차트 저높은 위로 올리곤 한다. 다른 여자래퍼들과 다르게 대중성을 빠르게 확보하면서도, 래퍼와 보컬을 모두 챙기고픈 그녀의 욕심을 영리하게 풀어낸 사람이다. 따라서 헤이즈의 포지션은 가히 무궁무진함을 뜻한다.

  원래는 굳이 리뷰 안해도 될만한 사람이라고 여겼는데, 이번 EP는 한 번 리뷰해보겠다.


1. 앨범적 구성

  1, 2번 트랙은 그루비룸, 3-5번 트랙은 다비와의 작업을 토대로 내놓은 앨범이다. 각자의 프로듀서마다 1곡을 타이틀로 삼아서 두 개의 분위기를 섞어서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 EP의 한국어 제목인 <너 먹구름 비>는 1, 2, 4번 트랙의 앞글자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앨범을 순서대로 들으라는 충고가 느껴진다. 그루비룸 특유의 트렌디함을 기반으로 초반을 이루어 그녀에게 이목을 사로잡게 하는 트랙을 앞에 두고, 3번을 interlude로 두어 분위기를 전환한 후, 다비와 작업한 4-5번 트랙을 통해 그녀의 발라드를 기반으로 후반부에서 앨범의 진정성을 높였다.

  그루비룸의 비트는 요즈음엔 믿고 듣지 않는가? 효린과 작업할 땐 신나거나 즐기는 느낌이 든다면, 헤이즈와의 이번 작업에서는 신나는 비트면서도 적적함이 young하게 묻어난다. 신기한 비트다. 신기하면서도 슬프다. 다비와의 작업을 통해 애써 웃고 넘기려던 이전의 사랑하던 사람을 이제는 묵묵하지만 조금은 슬프게 생각한 후 잊으려는 태도를 보인다. 분위기상 신용재와의 대비되지만 비슷한 형상을 보며, 사람들 여럿 울릴 것 같다.

  interlude격인 3번 트랙을 제외하고는 1-2, 4-5번 모두 프로듀서와 같이 작곡을 하고, 혼자 작사를 하였기 때문에 감정이입이 매우 잘된다.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담아서 자기의 감정을 사람들이 더 잘 알아주는 것이 아닌가 하고 묻던 이소라처럼, 이러한 행보는 헤이즈에게도 앞으로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단계 이전에 라이브 실력을 조금 더 높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타이틀곡

  다소 신나게 풀어갈 수 있는 비트에 서로의 지향점이 다르다는 걸 슬픈 가사로 풀었다. 트렌디한 비트 속에서 다소 젊은 성인의 측면에서 쓴 가사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난 돈도 벌었는데, 효도만큼 절실한 꿈이었는데 등) 그렇기에 현 나이대에서 공감할 수 있는 가사를 모순적인 분위기 속에서 무덤덤하게 풀어가기 때문에, 더욱 더 집중할 수 있고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타이틀곡은 설명할 부분이 별로 없는 게, 그녀의 특유의 음색에 그루비룸을 끼얹고 그녀 자신이 집중할 수 있는 본인의 가사를 음미하면 되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화제가 되었던 '케빈 카터'의 이야기를 테디베어에 본따온 후 그것을 의인화시켜 뮤비를 진행시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케빈 카터 : 이혼 후 예전 아내가 유일하게 남기고 간 웨딩드레스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한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된 사람. 책 참고 : http://foreign.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901046 ) 마지막에 테디베어가 결국 탈을 벗고 남자친구로 보이고, 가버린 헤이즈의 뒷모습을 보려는 장면을 통해, 아마도 헤이즈가 생각에서 버리려고 14가지 방법을 써봤지만 결국 소용이 없다는 것을 얘기해주려는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다소 키치하고 심플한 뮤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도 오고 그래서'라는 곡 제목과 가사를 통해, 너라는 먹구름을 떠나보낸 이후 나중에 비가 올 때 그를 생각하며 부르는 감정이다. 왜이렇게 리뷰가 안써지지... 사실 비가 올 때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생각해본 적은 없기 때문에 별 감정이 들지 않는다. 다만 앨범명의 마지막 단어인 비를 그려내며 사랑의 아픔은 결국 잊으려 해도, 비가 오는 날이면 생각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울 수 없는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