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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로 나미에 베스트앨범 <Finally>, 베스트앨범은 자고로 이래야 한다. 본문

짤막리뷰/음악

아무로 나미에 베스트앨범 <Finally>, 베스트앨범은 자고로 이래야 한다.

원남 2017. 12. 3. 10:00

원래라면 평점을 매겨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다...



  발매 이전부터 이미 시부야역, 시부야 센터가이, 타워레코드에 아무로나미에의 마지막 베스트앨범에 관한 홍보가 대문짝하게 붙여져 있으며, 시부야109에서는 그녀의 앨범에 관한 팝업스토어를 따로 마련하였다. 그녀의 마지막 위상을 알 수 있다. 앨범 발매일 당시 사람들이 팝업스토어에 길게 줄서있는 광경도 볼 수 있었으며, 젊은 사람들이 위주라기보다 30-40대가 예전을 추억하며 방문하는 일이 더 많았다. 따라서 3종류로 발매한 베스트앨범 중 가장 가격이 저렴한 통상반이 3,780엔임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판매량을 선보이며 초동 밀리언셀러를 돌파하였다. 이러한 현상을 우리나라에서 살펴보면 젝스키스 등 예전 가수가 재컴백할 때, 경제적 여력을 갖춘 30-40대가 예전을 기억하며 음원이나 음반에 방점을 찍어준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다.

  아무로 나미에가 18년 9월 은퇴를 전격 발표하며 이번달에 내놓은 마지막 베스트 앨범은 과거부터 밟아온 그녀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CD는 총 3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약 40곡에 달하는 예전 노래를 리마스터링하여 발매 순서대로 수록하였다. 트랙 1번부터 자신의 솔로곡이 아닌 슈퍼 몽키즈(솔로데뷔 이전 4인 걸그룹 시절) 당시의 노래를 수록한 것으로 보아, 그녀 스스로도 자신의 가요계 생활은 슈퍼 몽키즈 때부터라고 자각하는 모양이다. 슈퍼몽키즈 시절에 내놓은 싱글/앨범마다 거의 1곡씩을 가져온 것을 통해, 그 시절은 그녀에게 매우 특별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팬들은 이 앨범에서 CD1, 2에 담긴 리마스터링된 예전 노래들을 시간순서대로 들으면서, 그녀의 음악에 대한 향수가 일어날 뿐만 아니라 그당시를 추억할 수 있을 것이기에 앨범판매량에서 큰 업적을 이룬 것으로 추정된다. 그녀의 2000년대 대표곡인 Love story가 있던 싱글의 arigatou 노래 등 일부 곡을 제외하면, 그녀는 이번 베스트 앨범의 리마스터링한 곡은 대부분 예전 싱글이나 앨범 타이틀을 가져왔다. 따라서 청자는 적어도 CD1에 있는 <Can you celebrate>를 들음으로써 그당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나 또한 이 음악 전후에서 들을 수 있던 그녀의 전성기 시절 노래를 통해, 이 음악을 접할 당시가 어땠는지 추억할 수 있었다.


새로 넣은 음악들의 뮤비들을 조금씩 편집하여 TV에 내놓았던 그녀의 마지막 베스트앨범 홍보영상


  이 앨범만 가지고 있어도 현대에 맞게 다시 마스터링된 아무로나미에의 음악을 따라 그녀가 걸어간 자취를 따라갈 수 있다. 또한 이 앨범을 위한 신곡도 7개가 있음으로써 정규앨범격 역할까지 다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음악적으로 멈추지 않는 25년간의 꾸준함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 콘서트 또한 200여가지가 넘는 자신의 모든 노래를 후보로 팬들에게 투표하는 것을 보면, 그녀가 부르는 음악은 비단 그녀에게서 끝나지 않고, 사람과의 소통하는 매개체로써 그 역할을 훌륭히 다한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베스트앨범이라면 자고로 이래야 한다. 소속사에 소속된 가수들이 5-6년차쯤 되었을 때 내놓는 앨범을 생각해보자. 물론 아무로나미에의 지금 앨범은 25년을 망라하였기 때문에 이정도 볼륨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내놓은 베스트 앨범들을 떠올려보면 반성해야 할 부분들이 도처에 보인다. 예를 들면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베스트앨범엔 데뷔앨범 타이틀인 <다가와서> 대신<Far away>가 수록되었는데,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또한 음악방송 첫 1위를 안겨준 <LOVE>가 수록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CD 1을 대부분 인기 있던 후반부 시절의 타이틀 곡으로만 무분별하게 넣음으로써, 전성기 시절의 곡만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팬들이나 다른 사람들도 이 앨범을 들었을 때, 그들이 추구하던 음악의 방향과 정도를 순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또다른 예로는 이소라의 의사 없이 내놓았던 동아기획의 1999년 베스트앨범을 보고 있으면 아쉬움이 잇따를 뿐이다.

  앨범적 구성을 제외하더라도, 아무로나미에가 앨범에서 얘기하고픈 것은 깔끔하게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이다. 이것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아무로 나미에라는 사람이 누군지 그녀의 25년을 심도 있게 파악할 수 있다. 오늘도 한 수 배우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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