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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남, 기록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여행(2) 인형극장Puppenkiste 푸펜키스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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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6 -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여행(1) 대성당 돔
아우크스부르크 푸펜키스테Puppenkiste라고 하여, 여기서 만든 인형극이 TV로도 방영될 만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유명하다. 투어 중 자유로운 시간이 생겼고, 돈 내고 보고싶은 사람은 여기서 박물관을 구경하라며 앞에서 나를 떨궈주었다. 이곳에서 아주 예전에 만들어진 인형들과 배경 또한 지금 봐도 촌스러운 느낌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에, 이 장소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공통된 주제로써 대화의 창을 열어나갈 수 있는 좋은 매개체라 생각했다. 유리가면 같은 순정만화를 예로 들어보면 "엄마와 딸이 같이 읽어요."라던가, 내가 고등학교에 재학하던 시절 국어(하) 선생님이 순정만화를 보시더니 "나도 저거 읽었어."라고 말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반세기동안 3대가 이어온 방송이니만큼, 부모님과 아이들이 같이 오면 좋을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무려 입장료가 성인기준 4.5유로(5,800원).... 독일인만 보았을 옛날 인형을 내가 이 돈 주고 봐야할까 생각도 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니 아우크스부르크에 다신 안 오지 않을까... 싶어서 다 즐기기로 결심하였다. "Der kleine dicke Ritter -- Fitz Oblong und Bonzo"라는 작품에 관한 엽서(1유로)도 하나 구입하였다. 원래는 어린왕자도 있고, 되게 예쁘게 생긴 엽서도 많았으나 내 느낌은 이것밖에 없었다.
내가 산 엽서
인기가 좋은지 인형극들은 있는 것 내내 "매진됨Ausverkauft"이란 글씨가 박혀 있다. 인형극은 보통 금-일요일에 진행한다.
인형극 하나가 만 오천원이라니 거짓말 하지 마 게다가 독일어로 할 것 아니야ㅜ
이 엽서가 몇 장 안 남아서 이걸로 구매할까 하다가, 내 느낌 나는 것으로 구매
4.5유로면 맥주를 4잔 마시고도 남은 돈으로 생수를 마실 수 있다.
종종 가이드가 정기적으로 독일어로 인형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는데, 가이드를 듣고 계신 분들 대부분이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었다. 그때의 향수(5-60년대부터 인형극 방영이 TV로 시작했기 때문에)를 느끼고자 오신 듯하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느낌은 왜 들었냐면 초반에 가이드가 설명해주신 정치인들의 마리오네트를 보고 난 뒤다. 사진을 보면 앙겔라 메르켈 특유의 포즈가 담긴 마리오네트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밖에도 다양한 정치가들이 각자의 개성이 담긴 채 있다. 현 사회를 나타내기(풍자) 위한 인형극의 매력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정치인 인형들은 입구 바로 앞에 놓여 있기 때문에, 박물관 밖의 현 세계와 박물관 내에 보존된 반세기 전의 추억을 잘 이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최근에 방영한 인형극인데, 사실 예전에 방영했을 당시 사용한 인형도 훌륭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이것은 아프리카의 한 가면이다. 가면극 때 쓰인 모양. 내 느낌인데... 어디서 안 파나 이것...
스타워즈와의 콜라보가 눈에 띈다. 어르신 분들도 가이드를 통해 콜라보 얘기를 전해듣고 있는데, 등장인물 이름들을 다들 알고 계신다. 나만 모르나...
90년대에 만들어졌고, 감자튀김 먹고싶게 만들어서 찍었다.
어린왕자로 추측
돼지랑 고양이가 너무 귀여운데? 애들 키우면 같이 보고 싶은 느낌... 이런 게 어떻게
FC 아우크스부르크FC Augsburg는 1907년에 설립된 축구팀으로, 지동원이 FW 22번, 구자철이 MF 19번으로 활약중인 팀이다. 이 팀은 원래 계속 분데스리가 2부를 전전하고 있었는데, 2010-11년 시즌에서 2군 분데스리가에서 준우승한 덕분에 1부로 올라갔다. (2015년엔 유로파리그까지 진출한 전력이 있다.) 1부로 올라간 것을 기념으로 FC 아우크스부르크 선수들은 푸펜키스테의 인형들과 기념사진 후 싸인까지 마친 사진이 이 박물관에 모두 모여있다. 이 사진을 통해서 푸펜키스테의 지명도를 알 수 있다.
달님인데 귀여워서 찍었다. 계란 반 잘라놓은 것 같이 생겨가지고 괜히 귀엽네
귀여우니까 멀리서 한 장 더
이곳은 특정 위치에 서서 몸을 움직이면 스크린에 마리오네트가 생기면서 그 몸의 움직임에 따라간다. 나도 한 번 해봤는데 집에 이런거 있으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이 박물관의 단점은 이렇게 직접 해볼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것. 그래서 이것을 꼭 해보길 바란다. 댄스 브레이크를 하는 기분이 들 것이다.
국제처에서 주관한 프로그램 답게 여기 본교 학생들을 Tutor라고 하여 같이 동행하였는데, 그중 한 명이 나와 붙어다니며 얘기를 많이 했다. 그 아이가 신기하게도 60-80년대의 인형들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튜터 : 이상하네. 어디서 본 적 있어. 이거는 토요일마다 남자가 Green Thing(초록색 무언가가)랑 만나는데 되게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만났어.
나 : (실제로 설명을 읽어보니 튜터가 말해준 것은 다 맞았다.) ?? 이거 되게 오래된 건데 어떻게 아는거야?
튜터 : 아마도 엄빠가 가지고 있던 자료를 내게 보여주었던 것 같아. 비디오 같은 걸로 본 기억이 나는데.
한 4-5개의 다른 작품 또한 기억하는 것으로 보아 튜터의 부모님이 이것을 직접 소장하고 계신 듯하다. 박물관 내에 작게 2곳 정도 푸펜키스테의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녹음만 재더빙을 하고 리마스터링만 잘 해서 내놓아도 요즘 것들과 손색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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