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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노동의 역습> (크레이그 램버트 저, 이현주 옮김, 민음사, 2016) 본문

짤막리뷰/책

<그림자 노동의 역습> (크레이그 램버트 저, 이현주 옮김, 민음사, 2016)

원남 2017. 5. 17. 00:41


  위 책은 이반 일리치가 주장했던 '그림자 노동'이라는 용어에 걸맞은 새로운 노동현상, 그리고 이것으로 인해 여가시간은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시간이 더 부족해지는 '타임 푸어'현상을 바라본 책이다. 같이 읽었던 많은 사람들이 이 노동에 대해 많은 비판을 일삼았지만, 사실상 우리 세대에 깊게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스타벅스에서 '사이렌 오더'를 2014년에 도입한 뒤, 2017년 4월경에 사이렌오더를 통한 주문 누적 건이 2천만 건을 웃돌았다. 스타벅스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타벅스 매점이 2017년 3월 말에 1031개의 점포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3년동안 1개의 스타벅스 점포 당 2만 건의 인건비를 절약했다는 얘기다. 아마 이만한 매출창출을 사이렌오더 없이 만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가격이 4100원으로 그치진 않았을 것이다. 또한 패스트푸드에서 발빠르게 도입하고 있는 무인 주문 기계는 패스트라는 단어에 매우 적절한 단어다. 버거킹에서 와퍼를 3천원에 팔기라도 하는 날엔 점심시간에 그저 줄을 서고 많이 기다려야 했을 텐데, 요즘엔 주문하는 기계가 2-3대씩은 점포마다 있기 때문에 '패스트'한 푸드에 좀 더 근접하게 어울린다. 기업과 소비자의 윈윈(스타벅스에서는 기업의 경쟁력 및 인건비 절약, 판매가격 유지를 통한 소비자 변심 방지를, 패스트푸드점에서는 기업의 인건비 절약 및 기업 지향점에 걸맞은 서비스 제공, 소비자는 더 빠르게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그림자 노동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비판이나 옹호한다기보다는, 그림자 노동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제시하고나서 이후에 선택하라는 느낌이 든다. 이미 그림자 노동이 많은 기업들의 생존전략으로 사용되고 있는 마당에, 먼저 그림자 노동에 대해 알고 이것을 어떻게 기업전략으로 써먹을 수 있을지, 소비자는 이 그림자 노동을 대체할 때 얼마만큼 내가 물건구매시 할인을 받게 되는지 등에서도 깨달아야 할 것이며, 더욱 더 많이 생겨나는 그림자 노동에 대해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고민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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