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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홈통 문제 5. 힌터나치오날 중부유럽이냐 전체주의 독일의 중부유럽이냐? (1) 본문

공부/<다뉴브>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읽기

1부 홈통 문제 5. 힌터나치오날 중부유럽이냐 전체주의 독일의 중부유럽이냐? (1)

원남 2016. 12. 23. 08:45

P.36 ~ 44 中 P.36 ~ 39


P.36

  우리는 이미 무질이 고안한 '평행선운동위원회'가 처한 현실 속에서 다뉴브 강 문화의 불확실성을 충분히 보았다.

<Understanding Robert Musil>(Allen Thiher 著, 2009) P. 243


  The Parallel Action is Musil's major vehicle for satirizing Austrian society. The satire turns on a sense of the absurd, using ironic dislocations based on the author's unparalleled sense of incongruity.


  평행선운동위원회는 오스트리아 사회를 풍자하는 주된 매개체다. 이 풍자는 저자의 유례없는 위화감을 기반으로 한 역설의 위치를 변화시키면서, 부조리에 대한 감각을 세운다.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에 나오는 울리히가 참여했던 위원회의 이름이 평핸선운동위원회Parallel Action다.<다뉴브>의 본문을 읽었을 때 "현실의 복잡한 모든 구성물도 결국 공중누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p.37)라고 보아서, 무질의 책 본문을 읽지 않고도 역설과 위화감으로 얼룩진 문화의 불확실성을 유추할 수 있다.


P.37

  그러나 공식적인 다뉴브 강은, 앞에서 언급했던 브리가흐 강과 브레크 강, 그리고 정확히는 모젤 강이 합류하는 지점 조금 너머에서 시작한다. 모젤 강은 바트뒤르크하임에서 오는 소하천으로 한 번에 뛰어넘을 수 있을 것처럼 작다.

  조금 이상한데 나일 강으로 합류하는 모젤 강은 코블렌츠 쪽에 있고 (아래 지도 1번째 참조), 바트뒤르크하임(아래 지도 2번째 참조)에서 오는 소하천이라고 하면 라인 강에서 네카어 강이 지류로 뻗어나가기 시작하는 곳이라 지리적으로 많이 다르다. <다뉴브> 강을 소개하는 책의 위치상으로 보았을 때 바트뒤르크하임 근처에 있는 모젤 강이 또 있는 듯?

    



P.37

  20~30킬로미터를 지나 임멘딩겐에서 다뉴브 강은 적어도 일부가 사라진다. 강물은 바위틈 사이로 스며들었다가 40킬로미터 더 남쪽에서 아흐 강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나타나 콘스탄츠 호수와 라인 강으로 흘러들어간다. 

  (이전에 도나우에슁엔Donauesingen의 발음을 <다뉴브> 한국어판에서는 도나우에싱겐이라고 명시된 것처럼, 임멘딩엔Immendingen 또한 임멘딩겐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참고 바란다.) 아래 지도를 보면 오른쪽에 콘스탄츠 호수가 있고, 아래에 있는 샤프하우젠에서 흘러가는 강이 라인 강이다. 아흐 강은 



아래 지도를 보면 임멘딩엔 남쪽으로 조금 더 가면 아흐 강이 보인다.


P. 37

  이는 곧 다뉴브 강에 대한 라인 강의 승리, 훈족에 대한 니벨룽겐족의 복수, 중부유럽에 대한 독일의 우위를 뜻한다.

    37페이지의 마지막 문장은 뒤의 문단을 읽어야 이해할 수 있다. 이전에 <니벨룽겐의 노래> 줄거리를 알아야 하므로 한국어로 된 요약 페이지를 링크하겠다. (이 링크의 본문을 읽은 후 <다뉴브>의 38페이지를 읽을 것을 권함.)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012294&cid=41773&categoryId=44396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니벨룽겐의 노래> 편


P. 38

  순수 혈통을 고수하는 전설의 지킴이 라인 강과 달리, 다뉴브 강은 여러 민족이 서로 만나고 교차하고 섞이는 기나긴 강이다. 

<Zwischen Kanon und Unterhaltung/Between Canon and Entertainment> P. 347

  In this passage, Magris argues the rivalry between German Rhine and Austrian Danube.

  이 문단에서, 클라우디오 마그리스는 독일의 라인강과 오스트리아의 다뉴브강의 경쟁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뒤를 찬찬히 더 읽어보면 유추할 수 있지만, (독일의 라인 강 <-> 오스트리아의 다뉴브 강)으로 나누어 얘기중이다. (이 얘기는 이 포스팅의 좀 뒤에 하기로 하자.)

P. 38

  빈, 브라티슬라바, 부다페스트 , 베오그라드, 다키아의 강이며, 그리스 세계를 둘러싸고 있던 대서양처럼 합스부르크가의 오스트리아를 가로지르며 둘러싸고 있는 긴 벨트다.

  


  빈, 브라티슬라바, 부다페스트, 베오그라드는 모두 유럽에 있는 나라의 수도 이름들이다. 각각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세르비아의 수도다. 다키아는 예전에 있던 나라로 현재는 루마니아가 자리하고 있으며, 루마니아는 이전 포스팅에서 다뉴브 강이 흑해로 흘러들어가는 마지막 나라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위에 언급한 수도와 루마니아를 이은 그림을 첨부하겠다. 다뉴브 강이 흘러가는 양상을 보면 위의 네 개의 수도를 정확하게 지나가며, 루마니아 나라의 외곽을 흘러간다.

  오스트리아의 빈이 있는 위치에서 일직선을 가로로 그으면 그것이 거의 다뉴브가 지나가는 곳과 흡사하다. 오스트리아를 가로지른다는 의미는 그것이다.


왼쪽부터 빈, 브라티슬라바, 부다페스트, 베오그라드, 루마니아.


P. 38-39

  다뉴브 강은, 게르만 제국과 종종 논쟁적으로 대립하는 게르만-마자르-슬라브-로망스-유대의 중부유럽, 요하네스 우르치딜이 프라하에서 칭송했던 '힌터나치오날hinternational' 세계 제국, 즉 '민족들을 아우르는' 세계다.

  위의 지도를 보면 지금 문장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밑줄친 민족들을 <다뉴브> 영어판으로 보면 German-Magyar-Slavic-Romanic-Jewish Central Europe 라고 되어있다. 마자르족Magyar tribes은 헝가리 지역으로 이주한 사람들, 슬라브족Slavs은 사실 러시아가 유명하긴 하나 서(西)슬라브족이 체코 및 슬로바키아 지역에 다수 분포 되어있었다. 로망스족Romance People, Latin People은 이탈리아쪽에, 유대인은 다들 아시다시피 이스라엘 및 전세계에 흩어져있다. 꼭 위의 수도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뒤의 요하네스 우르치딜의 내용을 설명키 위해 넣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요하네스 우르치딜은 프라하에서 자고 나란 작가로, 프라하 관련 얘기를 감각적, 정서적으로 쓴 작가다. 알라딘 인터넷서점에서 검색했을시 아직 우리나라에 소개된 서적은 없고, 해외서적으로 2017년 1월에 <The Last Bell>이라는 작품으로 예약을 받고 있다. <프라하의 3부작 그림Prager Triptychon / Prague Triptych> 등의 대표작을 소유하고 있다.

  아래 두 인용은 hinternational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다는 것이다.

<독일문학사 上>(Fritz Martini 著, 을유문화사, 1989), '프라하의 작가들' 챕터. (요하네스 우르치딜의 간단한 설명을 마치고)

  1900년경과 그 이후의 문학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는 이 프라하라는 여러 민족과 여러 나라의 말이 교차하는 도시의 분위기를 상기시켜, 이 도시가 가지고 있는 정신적 긴장감과 문학적 마력을 묘사했다.


출처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51061&cid=41769&categoryId=41770

<World Literature Today> 잡지에서 비교문학을 가르치는 Djelal Kadir가 실은 영어칼럼 일부

 (우르치딜의 hinternational이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하는 대목이다. 밑줄은 설명을 위해 임의로 침.)

  

  Above all, h is for history and the contingencies that historicize human existence and human constructs, lest we forget that Human History written with capital H has proved time and again a baleful demonstration of our inhumanity. 
  첫 글자를 대문자로 쓰는 인간의 역사(Human History)란 우리의 비인간적인 시간들과 또다시 해악했던 태도들을 증명했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h라 함은 무엇보다도 인간의 존재 및 구조를 역사화(사실에 근거를 두다)시키는 역사 그리고 우발성(일이 일어나거나 일어나지 않을 수 있음)을 위한 것이다.

  Thus, to be hinternational implies an appreciation of one's cultural delimitations and ex-centricity as well as a sentience of a larger world to which one's local and particular history is unavoidably linked. It allows one to accede to a vantage point and admit to its partiality, a perspective that could only be attained from dislocations to the periphery, to a geographic, ethnic, or ideological hinterlocus. Being hinternational means becoming wise to the all-seeing and all-comprehending cultural givens and to the begrudging nature of givenness that would just as soon take one in as proffer its enabling insight. It means becoming aware of the opacity and astigmatism in Emerson's "transparent eyeball" and wary of the cosmologist's unified discourse or global explanation.

  따라서 hinternational이 된다는 것은 어느 민족의 문화적 경계, 예전에 중심이 되었다는 것뿐 아니라 그들의 지역과 특별한 역사들이 필연적으로 연결되어있다는 더 큰 세계의 감각을 인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그 민족에게 유리한 지점에 접근함을 허락하고, 이들의 편파성을 인정하고, 어긋남으로부터 말초, 지리적, 민족적, 그리고 이데올로기적인 hinterlocus(유기체가 위치하는 걸 가리키는 interlocus에 h을 합성한 칼럼니스트만의 단어)을 얻는다는 이들의 관점을 인정한다.  hinternational적으로 된다는 건, 보이고 이해하는 모든 문화적인 존재에 통찰하는 것을 뜻한다. 또한 가능한 한 빨리 이들의 통찰력을 제안으로써 받아들일 수 있는, (어찌 보면) 주어진 존재들에 시기하는 본질에 대해 통찰하게 됨을 의미한다. 이는 에머슨의 "투명한 안구"에서 불투명함과 난시를 인식함을 뜻하고, 이 우주학자의 통일된 담론 혹은 그의 세계적인 설명에 대해 조심스러워짐을 의미한다.

출처 : https://www.thefreelibrary.com/Comparative+literature+hinternational.-a017380968

  (ㅠㅠ 영어칼럼 다시는 해석 안한다 내가 ㅠㅠ 어휘가 미쳤다)


  위의 두 인용 중 첫 번째 인용을 보았을 때, 우르치딜이라는 작가는 프라하 도시를 통해 <다뉴브> 본문에 나오는 hinternational에 대해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다. 그렇다면 그냥 international도 아니고 'h'international의 의미는 무엇일지 두 번째 인용을 봐보자.

  내 생각에 international에 h가 굳이 들어가있는 이유는, 인간이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인용의 첫 번째 문단에서 h는 인간의 존재를 표현하는 접두어이며, 그들이 한가지 속성으로 항상성을 가지고 움직이는 게 아니라 유동적이고 주변에 반응하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두 번째 문단을 보았을 때 hinternational이 된다는 건 더 큰 세계의 감각을 인식함을 의미한다고 소개한다. 국제적이라는 단어에 h를 추가함으로 인해 역사란 그 나라뿐 아니라 주변국과의 관계 또한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칼럼니스트가 만들어서 표현해낸 hinterlocus를 보면 이는 더욱 명확해진다. 유기체들끼리의 자리를 나타내는 interlocus에 h를 더했다. 그말인 즉슨 나라, 민족, 개인이 다른 나라, 민족, 개인과의 유기를 통해서 서로간의 차이(어긋남)가 발생하고 서로다른 문화, 즉 hinterlocus가 생김을 의미한다고 표현한다. 따라서 hinternational이 되는 건 칼럼니스트에 따르면 모든 문화적 존재에 통찰하게 된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닐까 싶다. 서로 공존함으로써 서로 간의 다름을 이해하게 되면 그게 hinternational이 되는것이다.


  P.39

  독일의 전체주의 이데올로기는 합스부르크가의 다민족 군주제에서 튜턴인 문화의 한 지류를, 예를 들어 에우제니오 디 사보이아를 추앙해 프리드리히 2세와 프로이센에 반대하다 결국 국가사회주의자가 된 이 위대한 오스트리아 역사가 하인리히 폰 즈르비크가 주장했듯 중부유럽을 문화적으로 게르만화하기 위한 이성의 계책 혹은 도구를, 그 군주제에서 보았던 것이다.

  튜턴인 문화가 뭔지 몰라서 검색해보았다. 영어판 <다뉴브>에서는 Teutonic Civilization라고 표기되어 있다. 튜턴족Teutons은 보통 그리스와 로마쪽 사람들이 게르만 / 켈트족을 가리킬 때 쓰는 명칭이었으나, 우리가 보통 튜턴이라고 얘기를 들으면 게르만족을 떠올린다.(그게 편함) 이정도 어휘면 각주를 달아줄 법도 한데, 역자는 독자를 너무 멋있고 유럽에 정통한 사람으로 생각하신 게 아닐까... 정녕 나만 모르는 거였을까..

에우제니오 디 사보이아'라는 인물을 통해 번역하신 분이 이탈리아어를 전공하셨음을 알 수 있다. 영어판 <다뉴브>에선 이 이름이 Prince Eugène of Savoy로 기록되어 있는데, Savoy는 보통 사보아, 사부아, 사보이아 등으로 불리기에 큰 상관이 없다. 그러나 Eugène은 보통 영어권에서는 유진, 프랑스어로는 외젠, 이탈리아어로 에우제니오Eugenio, 독일어로는 오이겐Eugen 등으로 쓰이기 때문에 번역하신 분의 전공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인물은 오스트리아로 넘어가서 크게 활약한 군사 지도자다. 관련 항목은 그냥 읽으면 되므로 위키피디아 링크만 달아놓겠다.

https://ko.wikipedia.org/wiki/%EC%82%AC%EB%B6%80%EC%95%84_%EA%B3%B5%EC%9E%90_%EC%99%B8%EC%A0%A0

  하인리히 폰 즈르비크는 오스트리아 역사가로, 그가 쓴 전집 제목 중에 에우제니오의 이름이 있는 책<Aus Österreichs Vergangenheit. Von Prinz Eugen zu Franz Joseph>(1949)이 있다. 아마존 독일사이트 링크를 걸겠다. 

https://www.amazon.de/%C3%96sterreichs-Vergangenheit-Prinz-Eugen-Joseph/dp/B0052PQAF2




읽을 거리가 많아질 것 같아 부득이하게 2개로 쪼개어 포스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