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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카페] 4F: 인쇄소를 개조한 4층짜리 카페

원남 2019. 10. 24. 09:07

 

  을지로는 조명가게도 많지만 인쇄소도 무척 많다. 을지로 카페 4F는 인쇄소를 개조한 곳이라서 1층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사람 몇 명을 합쳐놓은 거대한 크기의 인쇄소 기계를 포함하여 큰 액자는 우리가 을지로의 카페에 왔다는 것을 잘 알려주고 있다.

 

어딘지 못 찾을 것이 분명하니, 4F이 쓰여있는 입간판에 주목하자. 못찾겠으면 신용박스 입간판이라도 찾아보자.

  2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걸어야 하는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서 폐허가 아니고 뭘까... 라고 생각하였다. 2층으로 올라서자마자 평범한 카페에서 주문 받으시는 분이 힘차게 인사를 하셨다.

 

1층엔 큰 액자와 인쇄소에 쓰이던 기기들과 기구들이 놓여 있다.

 

2F 지나가는 공간이 매우 협소하므로 이동에 주의바란다.
티라미수, 마니라토스트에 모두 무화과를 끼얹었다. 하나 먹어보니 무화과는 굳이 안 올리셔도 될 것 같은데, 시그니처인가보다.

  무엇을 고를지 망설이니까 종업원께서 우리에게 "방산라떼는 꿀 들어가있는 저희 시그니처 메뉴고, 남자분들이 많이 마십니다."라고 해서 결정하였다. 마니라토스트라는 메뉴는 위에 무화과도 올려있고 생각보다 신기하게 생겨서 같이 주문하였다.

 

  방산라떼는 내가 감각이 둔한건지 그냥 라떼 맛이었다. 억울하게 꿀이 들어가있다는 느낌? 그렇다고 여기에서 꿀을 더 넣으면 라떼라기보다는 꿀에 라떼맛을 첨가할 것 같은 느낌이 될 것이었다. 가격을 보고 라떼를 보면 하염없이 웃음만 나오지만 분위기가 독특한 건 사실이다.

  마니라토스트는 작은 바게트에 치즈를 올리고 위에 뜬금없지만 무화과를 올렸다. 꿀도 바닥에 뿌려주셨는데 꿀을 덕지덕지 바르고 먹으니까 맛있었다. 물론 이 가격에 이 맛은 아니다^^! 이런 종류의 빵도 먹어볼 수 있다는 체험으로는 적절했다. 집에서 잘 만들어먹을 자신 있다.

 

4F의 내부와 외부. 내부의 벽은 내가 다 조마조마할 만큼 많이 야위었다. 다만, 테라스에서 비치는 햇살이 매우 좋았다.

  처음엔 3층에 있다가 4층은 살짝 누워있을 수 있어서 나중엔 4층에 올라가 쉬었다. 4층 외벽을 보아하니 정말 다 부셔져가는 빌딩에 내가 있으니까 무너지면 걱정이 들었다. 1층은 사진 찍기 좋고 2층은 주문하기에도 좀 좁고, 3층은 큰 책상이 있는데 나와 얘기할 사람의 거리가 멀고 책상 안에 발을 넣을 수 없게 되어있는 구조라서 굉장히 불편하다. 4층은 있기 나쁘지 않아서 중간에 힘들 때 위로 올라가 휴식을 취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날 것의 빌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 다시 가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해가 질 때 4층 바깥에서 찍었던 사진이 잘나와서 그 점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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