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원남, 기록

[독일 교환학생] 뮌헨 올림픽 수영장 Olympia Schwimmhalle 본문

독일 뮌헨공대(TUM) 교환학생 /3. 2017년 2학기

[독일 교환학생] 뮌헨 올림픽 수영장 Olympia Schwimmhalle

원남 2017. 10. 30. 10:00



수영하러 올림픽센터역U3 Olympiazentrum에 내린 다음, 수영장 홀Olympia Schwimmhalle이 써있는 표지판으로 걸었다. 역에서 5-8분 정도 걸어가면 도착이다. 다리 하나를 넘어가면 올림픽 홀 옆에 위치해있으므로, 어디에 있는지 쉽게 찾을 수 있다. 현재는 수영장 홀 외관을 공사중이어서 샛길로 들어가야 한다.(Zugang이라는 표지판이 있으므로 따라 들어가면 된다.)



올림픽 수영장에서 수영하기 위한 준비물(남자 기준)

1. 수영복

2. 현금으로 1유로 : 락커룸 이용시 보증금 필요. 2유로 이상 있을 시 카운터에서 바꿔달라 하면 잔돈으로 교환해줌.

3. 큰 타올 : 샤워할 때 수건으론 무리(아래에 기술함.)

4. 세면도구 : 수영장을 이용할 땐 잘 몰랐는데, 집에 와서 수영복 냄새를 맡아보니 락스 냄새가 무척 강했다. 샴푸, 바디워시를 가져와서 샤워 꼭 해주자.

5. ZHS 참여자증서Teilnehmerausweis

(+) 수영모, 수경 : 수영모는 자유수영 이용자 중 반절 이상 착용하지 않았으며, 가끔 수경조차 착용하지 않는 사람도 보였다. 필수품은 아니라서 etc. 항목에 나열하게 되었다.

(+) 샌들이나 욕실슬리퍼 : 바닥이 타일이지만 신발 신고 오는 사람들이랑 섞여서 이동하기 때문에, 샤워하고 나올 때 수영장을 활보하기 위한 신발을 따로 가져오는 사람도 매우 많았다. (겨울 날씨에 샌들만 신고 오시진 않았을 듯)



ZHS를 통해 Marke S(학생복지 일환 프로그램으로, 자유수영 6개월에 15유로밖에 하지 않는다. 추가요금 일절 없음.)가 부착된 내 ZHS 증서를 꼭 가져가야 한다. 왜냐하면 데스크에서 일반 성인들은 이곳에서 자유수영을 위해 매번 4.8유로(3시간 기준)를 내야 하는 대신, Marke S를 지니고 있는 학생들은 이를 증서로 대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수영장이라서 내가 괜히 카메라나 휴대폰을 들이댔다간 여과없이 무비자 학생이라 쫓겨날 것 같아서 사진촬영은 하지 않았다.



공식영상이다. 동영상출처 : http://www.olympiapark.de/de/der-olympiapark/veranstaltungsorte/olympia-schwimmhalle/


  수영장을 이용하기 위해 탈의실을 방문했을 때 많이 당황하였다. 왜냐하면 수영장이라 함은 보통 남/여가 나뉘어 있지 않는가? 여기는 개개인마다 갈아입을 수 있을 뿐, 남녀 구분이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 개인 공간으로 잠금 장치가 있는 칸에서 옷을 갈아입지만, 키가 180cm가 넘는 내 기준으로 보았을 때 머리 일부분과 다리 일부분이 보일 정도다. 내가 옷을 다 입고 드라이기를 이용하다가 탈의 칸막이에서 190cm가 훌쩍 넘으시는 분과 눈을 마주친 적이 있으니, 어느 정도인지 대략 감을 잡을 수 있다. /여가 같이 쓰는 락커룸에 일단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샤워실/화장실은 남녀 구분되게 설치되어 있다. 마트에서 1유로를 넣고 카트를 끌듯이, 락커룸 또한 1유로를 넣어야만 락커룸을 잠글 수 있는 열쇠가 락커룸으로부터 뽑아져 나온다. 열쇠를 다시 락커에 넣으면 1유로를 돌려주는 방식. 열쇠와 팔찌가 합쳐져 있어서 그거를 내 팔에 하면 된다.

수영장에 들어가면 일단 다이빙장이 수영장 옆에 분리되어 위치해 있어서, 올림픽공원의 스케일을 알 수 있었다. 수영장 트랙 중 절반이 싱크로나이즈 분들을 위한 탓인지 수심이 무려 5미터. 바다에서 수영하는 줄 알았다. 내가 처음 물 들어갈 때 아무것도 모르고 5미터짜리로 들어갔는데, 이때 처음으로 수심이 내 키보다 높은 수영장에 처음 입수한 순간이었다. 140cm 되는 분들께서 수영장가면 가끔 무섭다.” 라고 표현해서 이해가 가질 않았는데, 내가 5m되는 곳을 이용해보니까 그제서야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다. 처음엔 진짜 여기서 발에 쥐나면 답도 없다고 생각했다. 제일 두근거리는 순간은 내가 수영을 하다가 힘들어서 잠깐 일어난 채로 쉬고 싶어도 5m 구간에선 그럴 공간이 일절 없어서, 억지로라도 수영연습을 더 하게 만든다. 물론 이를 구별하기 위하여 5m로 늘어나는 구간 위에 알림판을 위에 걸어놓았기 때문에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 그렇다고 5m 깊이가 있는 곳까지 수영을 하지 않으면 트랙이 너무 짧아서 레인을 오간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 운동프로그램도 운동시설도 잔인한 독일오래간만에 운동을 한 내게 폐활량을 향상시키는 데에 도움이 더 되었지만, 이상하게 5m쪽에서 수영할 땐 귀가 더 먹먹한 것 같았다. 그리고 되게 깊으니까 별별 생각을 다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수영하고 있을 때 옆 레인에서 나와 반대 방향으로 잠수를 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3m 아래쪽에서 잠영을 하면서 오셨다. 그 퍼런색 수영장에 갑자기 대뜸 그분이 내 시야에 비치니까 정말 당황스러웠다. 내가 수영을 아무리 잘한다 한들, 바다에서 상어를 만나면 다 부질없겠구나, 라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오늘이 마지막 수영이 될 수는 없지. 또 놀랐던 건 레인 길이가 25m가 아니라 50m라는 점이다. 어쩐지 수영을 해도해도 반대편으로 도착하지 못해서 스스로 "내가 진짜 운동을 안 했구나."라고 반성하고 있는데, 이건 너무하다 싶었다. 우리집 근처에 있던 수영장은 25m였는데 속았다. 엉엉. 따라서 5m 구간까지 착실히 이용하실 분은 담력도 커지고 폐활량도 커지는 일석이조를 맛볼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예전에 한국에서 새벽수영을 할 당시엔 천장이 낮아서 어디쯤 왔는지 가늠이 갔는데, 이곳은 올림픽 경기에서나 보던 엄청 높은 천장을 가지고 있어서 내가 레인에서 어디쯤 와있는지 가늠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다른 분이랑 부딪힌 적도 있다. 중간쯤 5m로 입성할 때엔, ABZU처럼 광활한 수중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기분이 든다.

  내가 수영장에서 왜 큰 타올이 필요하다고 기술했냐면, 샤워실에서 나오면 남/녀가 모두 있는 락커룸까지 걸어와야 한다. 왜냐하면 이곳 안에 개인 탈의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의 소중한 친구들을 락커룸에서 전체공개하지 않으려면, 큰 타올로 나를 가려야 한다. 일반 수건으로는 수영복보다 작은 부분만 가릴 수 있을 것이다. 큰 타올 혹은 수건과 가운을 세트로 챙겨 가자.

  몸도 마음도 지치게 만드는 마성의 50m 레인 가만두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