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원남, 기록

[미래에셋 글로벌특파원 6기 독일] 문이과 복수전공에 대해 생각 나누기 본문

독일 뮌헨공대(TUM) 교환학생 /3. 2017년 2학기

[미래에셋 글로벌특파원 6기 독일] 문이과 복수전공에 대해 생각 나누기

원남 2018. 1. 7. 12:47

 나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내성적인 성격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교환학생 친구들을 여럿 알아갔다(정말 다행이야). 이들 중 대부분은 컴퓨터를 주축으로 공부중이기 때문에, 이공계열에 대한 생각을 자유로이 나눌 수 있었다. 처음엔 비정상회담처럼 애들과 다함께 모여서 얘기하고 싶었으나,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12월과 1월엔 긴 휴가가 있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개별로 문&이과 복수전공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한 뒤 수합하였다.


  (문과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수많은 대학생들은 복수전공을 필수로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하거나, 스스로 복수전공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문과생들에게 복수전공으로 선택하기 좋은 학과는 경영학과, 경제학과, 통계학과 등 회사에 들어가서 실용성이 높은 상경계열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경계열을 복수전공한 사람이 너무 많은 나머지, 이제는 상경계열이 복수전공으로써 큰 메리트가 없어졌다. 이를 대신하여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전공은 바로 컴퓨터학과다. 내가 2013년에 별 고민없이 이공계열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했을 때만 해도, 친구들이 내게 "그걸 굳이 왜 선택한거야?", "너가 거기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반응을 내비쳤지만, 요즘엔 그런 의구심을 지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오히려 삼성, LG 등 우리나라 유수의 기업에서조차 문과 학생들이 컴퓨터학과를 복수전공함으로써 융합인재에 대한 능력을 기르는 것을 장려한다. 이러한 경향(문이과 복수전공)에 대해 다른 나라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장점으로는 어딜 가도 쓰이는 범용성 덕분에 4차산업(이 단어를 좋아하지는 않지만)에 필수적인 자산으로 꼽히고 있다. 취업을 할 때에 도움이 된다든가, 개발진들을 이해하는 덕목을 기를 수 있다. 여러 대학교에서 컴퓨터학과를 수강하는 문과학생들을 배려하여 수강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려 노력하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난이도도 많이 내려간 것도 한몫 하고 있다. 단점은 컴퓨터는 단일전공으로도 소화하기 어려운데 복수전공으로 들으면 이도저도 아닌 컴퓨터지식만 가지게 된다는 우려가 많다. 복수전공 프로그램 때문에 본 전공을 덜 듣는 대학교라면 원래 전공까지 소홀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여러모로 양날의 검이 아닐 수 없다.

  대부분 사진공개를 꺼려해서, 포스팅에 사진 넣기를 좋아하는 내게 아쉬움을 남겼다. ㅠㅠ


[대주제]


※ 융합전공 : 문과와 이과를 복수전공이라고 일축하겠음. (복수전공이라는 용어의 혼선 방지)


학생 측면에서 보았을 때, 융합전공하는 것이 단일전공하는 것보다 어떠한 메리트가 존재하는가?


[인터뷰 방식]


인터뷰 대상자를 구한 방법

Sampling Method


 1) Snowball sampling : 지인과 그들의 지인을 통하여 구했다.

 2) 나라마다 한 명씩 선출하였다.

 3) 주위에 복수전공하는 애들이 드물어서 어쩔 수 없이 단일전공을 하는 친구들로만 구성하였다.

 4) 6명 정도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3그룹으로 표현이 가능하여, (글밖에 없는 포스팅이라서 글감을 효과적으로 기술하고자) 3그룹을 대표하는 친구들 한 명씩만 포스팅에 실었다.


인터뷰 한 친구들의 정보

Information about Interviewees


대만에서 온 친구(이하 대) : 대만에서 컴퓨터학과 학부졸업 이후, 뮌헨공대에서 컴퓨터 관련 대학원 재학중 (교환학생이 아니라 정규학기를 다니고 있음.)

프랑스에서 온 친구(이하 프) : 프랑스에서 컴퓨터학과 학부졸업 이후, 프랑스에 소재한 대학원에 진학. 뮌헨공대에서는 1학기 동안 대학원 교환학생으로서 재학중.

나와 같은 대학교에서 온 대한민국 친구(이하 대) : 한국에 소재한 대학교에서 경제학과를 재학중. 뮌헨공대에 1학기 동안 학부 교환학생으로서 재학중. 


인터뷰 방법 : 아래에 기술한 6가지 대질문으로 진행하되, 이 속에서 가지치기를 진행하여 세부적인 대답을 들었다.

Interview Method


 1. 대학교를 다닐 때 주위 친구들은 다들 복수전공을 선택하였는가?

 2. 단일전공을 선택한 까닭은?

 3. 복수전공을 자신의 본 전공과 비슷한 학과를 선택하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ex) 수학과 - 통계학과 복수전공

 4. 2번 문항에서의 복수전공보다는 상호 간의 관계가 다소 약한 융합전공을 이수하는 추세에 대해선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가? ex) 사회학과 - 컴퓨터과학과 복수전공

 5. 융합전공을 단일전공과 비교해보았을 때 지니는 메리트가 있는가? 있으면 어떤 점이? 단점이 더 크면 어떤 면에서?


[인터뷰]


1번 : 대만에서 온 친구(이하 대)


 Q : 대학교를 다닐 때 주위 친구들은 다들 복수전공을 선택하였는가?

대 : 흠... 다들 일단 복수전공에 대해 친숙한 편이지. 시간과 에너지만 있다면 복수전공을 선택하곤 해.


 Q. 단일전공을 선택한 까닭은?

대 : 나는 시간이 없어서... 컴퓨터과학과는 4년으로도 벅차니까. 우리 학교는 이론적인 것보다 프로그램 만드는 실질적인 과목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가 없었지. (얘기를 더 해보니, 대만 친구는 우리나라나 독일 대학교의 이론 위주 수업보다 훨씬 더 실질적인 능력을 평가하는 시스템이 주를 이루는 대학교에서 학부를 다녔다.) 


 Q. 단일전공에 대한 메리트는?

대 : 다른 전공을 두 가지 하는거면, 아무래도 졸업이 늦어질 것 아니야? 나는 졸업을 제때 하고 싶어. 대학원에 바로 오고 싶었거든.


 Q : 주로 복수전공하는 친구들은 어떤 친구들이었는가?

대 : 몇몇 친구들은 컴퓨터과학이랑 전기전자를 같이 하더라고. 서로 비슷하거나 상호관계에 있는 과목들이 좀 있어서. 둘을 하다보면 서로를 이해한다는 느낌? 융합전공을 하는 친구들은 한 명도 못봤어.


 Q : 단일전공을 하더라도 관심있는 다른 전공이 있었는가? 있었다면 어느 정도로 관심을 지녔는가?

대 : 내가 다니던 대학교에선 부전공 말고도 부전공보다 더 조금만 들어서 이수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심리학을 선택해서 들었어. 살짝 발만 담구었다고 볼 수 있지. (부전공의 60% 정도 해당하는 크레딧을 듣는 프로그램)


 Q : 융합전공을 이수하는 추세에 대해선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가? ex) 사회학과 - 컴퓨터과학과 복수전공

대 : 아무리 융합전공으로 듣는다 한들 지식을 곁다리로 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대학교에서 나름대로 필요 이수 과목이 무엇인지, 얼마나 들어야 하는지 지정해주잖아. 그냥 대충 정한 건 아닐거라고 생각해. 다만 두 가지 전공에서 이론적인 것만 하기에도 벅찰 텐데, 실질적으로 적용할 시간이 있을까 염려돼.


  대만 친구는 실용적인 활동을 통하여 컴퓨터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한 케이스다. 따라서 하나를 이해하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을 잘 알기 때문에, 융합전공을 잘 익한다면 요즘 추세에 매우 좋겠지만, 그럴 시간이 충분한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품고 있다. 시간이 빠듯한 사람에게는 생각할 수 없다고 여기고 있다.


2번 : 프랑스에서 온 친구(이하 프)


 Q. 대학교를 다닐 때 주위 친구들은 다들 복수전공을 선택하였는가?

프 : 아마 5% 정도? 대부분은 하지 않았어.


Q : 5%라고......?

프 : 대부분 융합전공을 한다고 가정하면, 상경계 하나(경영, 경제)와 이공계열 하나를 생각하고 있어. 그러나 다들 두 가지를 모두 품을 만큼의 흥미가 없어서 그렇게 진행하지는 않아.


Q : 우리나라에서는 (취업 때문에) 반강제적으로라도 그렇게 하고 있는데, 그곳에선 흥미 여부가 복수전공 선택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요소인가?

프 : 물론 우리도 그렇게 바뀌고 있긴 해. 내 다른 대학교 동기들은 대학원에서 복수전공을 진행하고 있어. 대부분은 상경계와 이공계열을 복수전공하고 있어.


 Q. 복수전공을 자신의 본 전공과 비슷한 학과를 선택하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ex) 수학과 - 통계학과 복수전공

프 : 융합전공을 생각하다가 비슷한 두 전공을 이수한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더 편하게 느껴지는 건가?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 주위에 그런 친구들도 종종 있고.


 Q : 융합전공을 이수하는 추세에 대해선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가? ex) 사회학과 - 컴퓨터과학과 복수전공

프 : 일단 이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얘기야. 사실 문과라고 해도 단일전공으로 하기엔 굉장히 벅찬 학문이잖아? 이 두 가지를 모두 다룰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굉장한 일이지. 예를 들어 포렌식(데이터를 활용한 과학수사)을 위해선 이러한 컨버전스(학문 간의 연계)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구직할 때에 있어서 주요한 취직 요건으로 손꼽을 수 있다고 생각해. 단점이 있다기보단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해.


 Q : 단일전공을 하는 이유는?

프 : 나는 컴퓨터학과에서 하고 싶은 게 명확해서, 졸업하자마자 대학원으로 진학했어. 복수전공을 했으면 내 학교생활이 어려웠을 것 같아.


  프랑스 친구는 융합전공에 대해서 매우 찬성하고 있다. 학문 하나를 통달하기 위해 정진하는 모습도 어렵기 때문에, 두 가지를 모두 할 수 있는 컨버전스형 인재(융합인재)에 대해서 적극 옹호하고 있다. 대만 친구는 통달할 시간이 없을까봐 걱정했지만, 프랑스 친구는 학교를 다니는 것 자체의 난이도가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다. 


3번 : 나와 같은 대학교에서 온 대한민국 친구(이하 대)


 Q : 대학교를 다닐 때 주위 친구들은 다들 복수전공을 선택하였는가?

한 : 문과 애들은 보통 복수전공을 하는 편이고, 상경계나 이공계열이 본 전공인 친구들은 그보다 좀 덜한 편이다.


 Q : 단일전공을 선택한 까닭은?

한 : 이 전공이 마음에 들어서. 우리 학교는 복수전공을 하면 본 전공을 조금 덜 들어야 하잖아? 물론 다른 전공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런 전공의 수업을 수강할 수 있게 자유롭게 오픈된 대학교에 다녀서 그런가? 복수 전공이라는 선택을 크게 하지 않았어.

 

 Q : 복수전공을 자신의 본 전공과 비슷한 학과를 선택하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ex) 수학과 - 통계학과 복수전공

한 : 내 주변의 상당수가 이런 케이스야. 경제-수학, 경제-통계 등등... 비슷한 전공끼리의 시너지가 좋다고 생각해. 다만 취업할 땐 크게 부각되지는 않지. 취직시 면접을 볼 때 구직자가 융합전공을 했다고 하면 면접관들이 뭔가 신기한 듯 왜 그렇게 전공했냐고 물어볼 거잖아? 그런데 이렇게 비슷한 걸로 했으면 심화전공 들었겠거니, 비슷한 내용으로 학위 2개 가져가겠거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거지. 진짜 마음에 들어서 하는 경우가 아

니면 좀 힘들지 않을까 싶어.


Q. 2번 문항에서의 복수전공보다는 상호 간의 관계가 다소 약한 융합전공을 이수하는 추세에 대해선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가? ex) 사회학과 - 컴퓨터과학과 복수전공

한 : 몇 년 전에 소위 ‘통섭’의 시대라는 이야기가 유행했던 게 기억이 나. 통섭이라는 키워드가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에 도래했다는 건 절대적으로 동의하지만, 스스로가 개인 능력 이상의 것을 바라는 건 욕심이지 않을까? 자기 자신을 먼저 되돌아본 후에 결정하는 게 제일 훌륭한 선택이라고 믿어. 내 주변엔 삼전공을 하는 친구도 봤고, 나처럼 단일전공하는 친구도 봤고. 우리나라에서 취업이 안된다는 문과도 단일전공하는 사람도 내 주변에 종종 있어. 자신의 가치관과 상황에 따라 선택해야지, 뭐.


  한국 친구는 우리나라의 대학 특성상 다른 나라 친구들보다 스스로에게 초점을 맞추어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무사히 졸업하는 것도 중요하고, 전공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공과의 적성뿐 아니라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까지(경제적 상황 등)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론

Conclusion


  모두가 융합전공에 대해 호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각자가 서로 다른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전공에 대해 실질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본 경험이 더 적으므로 전공에 대한 이해가 적을 것이라는 점, 전공을 제대로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사회적인 풍토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융합전공을 진행할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 많을 것이라는 점 등이다. 취업시장에서 복수전공은 문과생들에겐 거의 필수로 자리하고 있는 요즈음, 능력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역시 스스로에게 되물어보는 게 좋겠다. "해도 되나?"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