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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나(2016) 리뷰 [스포일러 有] 본문

짤막리뷰/애니메이션

모아나(2016) 리뷰 [스포일러 有]

원남 2017. 2. 1. 23:19



※ 스포일러 有!!


테 카와 테 피티 이름의 어원을 찾아서

  테카와 테피티라고 쓰는 분들도 가끔 있는데, 테 카Te Kā와 테 피티Te Fiti는 원어로 보면 띄어쓰고 있어서 붙이기가 좀 그렇다.


<Cook Islands Maori Dictionary> (Jasper Buse, Raututi Taringa 著, 1995) p. 137


(단어를 쓰는 방법을 몰라서 사진을 부득이하게 찍었다.)

  먼저 테 카는 Kā라는 마오리족의 단어를 통해서 의미를 유추할 수 있다. 빛나고 번쩍거리면서 활활 타는 이미지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테 피티는 무엇일까? Fiti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언어유희를 사용한 게 아닐까 싶다. 카가 마오리족에서 따온 게 맞다면 피티라는 단어도 그쪽에서 가져온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그중에서도 나는 마오리족 단어 중 Whiti라는 단어를 발음한 걸 표기한 게 아닐까 판단했다. 마오리족 사전 웹페이지 결과(whiti)에 따르면 whiti는 표기 기호가 약간 변함에 따라서 의미도 약간 달라지지만 대자연의 어머니를 상징하는 단어로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첫 번째로 나오는 밀whiti이라는 단어는 수확이라는 요소를 포함한 밀이 테 피티의 이름으로 적절했을 수 있다. 두 번째는 to shine/shining의 뜻으로 쓰였다. 자연의 만물은 햇빛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여신의 위대함을 표현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Whiti의 수많은 의미 중 다른 여러가지 뜻은 테 피티라는 이름에 걸맞진 않지만, 적어도 부정적인 단어는 없다고 봐야겠다. (shock/fright이라는 단어도 있지만 이 캐릭터의 양면성을 생각하면 더욱 더 들어맞는 표현이 아니던가!)


테 카 = 테 피티

  테 피티가 무너질 당시 번쩍거리는 스톤을 제거당할 때 마치 자연의 정수를 빼앗긴 것처럼 묘사된다. 사실 영화를 볼 때부터 활화산 같은 캐릭터인 테 카가 무척이나 신경쓰였다. 다름아닌 동일 캐릭터라는 사실에 그리 놀라지 않은 것은 테 피티가 자연의 양면성을 표현하는 캐릭터기 때문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지 않고 모든 걸 앗아가려는 자들에게 공포심과 무서움을 안겨주는 테 카를 보면서,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숭고히 다루어야 할지, 어떻게 조화롭게 지내야 하는지 친구와 고민해보았다.


사람들이 아쉽다고 하는 이유

  애니메이션을 많이 좋아하는 입장으로서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작품에 대해 부정적인 말이 많으면, 내가 영화를 보는 잣대가 이상해졌다 가늠하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에 대해서 크게 뭐라 하기도 뭐한 게 요즘 나오는 디즈니 영화(주토피아)를 보는 느낌이 좀 덜했기 때문에 판단할 잣대의 기준이 서로 다르다. <모아나>는 <주토피아>보다 <포카혼타스>나 <뮬란>을 보던 때의 향수가 짙게 드러난다. 뭔가 '해내겠다'는 진보적인 여성을 필두로 남자 한 명과 투톱 체제로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느낌이 전반적으로 그러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감독은 <인어공주>, <알라딘> 등 디즈니 전성기 때의 작품과 <공주와 개구리>(디즈니 최초 흑인 정확하게는 아프리카계 프린세스로 화제를 모음)를 감독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필두로 투톱 체제(예전 작품)와 마이너리티(폴리네시아인)의 특성을 가져왔을 것이다. 다행히 제작진은 요즘 3D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서 그런지 머리카락의 휘날림, 물의 움직임 등이 보기 좋았다.

  그러나 이 잣대가 다르다고 할지라도 아쉬운 건 맞다. 다양한 캐릭터의 캐릭터성을 확보한 애니메이션도 많은데, <모아나>에 나온 캐릭터들이 디즈니스럽긴 하지만 다른 캐릭터들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매력적(그 인물만의 특성을 지님)이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봐도 본 것 같지 않은, 어쩌면 그냥 킬링타임용이라고 해석했을 수도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너의 이름은>과의 상영이 맞물리면서 두 영화의 팬이 서로의 영화를 무자비하게 깎아내리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각자의 인생에서 영감을 받으면 영화는 그걸로 제 몫을 다 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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