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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보와 전설의 악기(2016) 리뷰 [스포일러 有] 본문

짤막리뷰/애니메이션

쿠보와 전설의 악기(2016) 리뷰 [스포일러 有]

원남 2017. 3. 4. 20:10


※ 스포일러 有!!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제목 번역 규칙의 고착화, 아쉬움

  이 영화의 원제는 'Kubo and the two strings'다. 쿠보(주인공)가 가지고 다니는 악기에 신경쓴다면 '2개의 현'이 제일 적당하긴 하지만 아이에게는 좀 어려운 표현일 수 있다. 그러므로 쿠보와 악기로 제목을 쓴 것은 전혀 문제가 안된다. 그러나 그놈의 '전설'이라는 단어는 너무 촌스러운 단어라고 생각한다. 전설의 갑옷(무구)이 전설로 어디선가 불리우기만 하지, 악기는 전설은 아니다. 그 아래에 있는 '모험이 시작된다!'까지 가관이다. 제발 이런 포스터 표지에 이런 단어들은 사라져야 한다. 제발 ㅠㅠ 하지만 이렇게 홍보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도 않는 게 함정이다. 그만큼 우리들도 국내용 포스터 스타일이 아닌 해외의 다양한 포스터에 대한 이해를 가질 필요가 있다.


  3D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스톱 애니메이션이라고? 섬세히 부드러운 움직임과 펼쳐지는 영상미

애니메이션 만드는 과정 일부 소개한 유투브 영상


  <쿠보와 전설의 악기>는 <코렐라인>, <파라노만>을 만들었던 라이카에서 만든 스톱 애니메이션이다. 이 애니메이션을 볼 때 그런 정보가 전혀 없이 보았는데, 그냥 일반 3D 애니메이션인 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만큼 프레임들이 서로 자유롭되 촘촘하게 연결되어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스톱 애니메이션답지 않은 풍성한 배경, 흩어지는 오브젝트들은 일반 3D애니메이션에서도 어려운 수학기호들이 즐비하게 필요한데, 이것은 손으로 일일히 옮기며 찍었을 것을 생각하니 소름이 돋는다. 스톱 애니메이션의 영상은 어떤지 현주소를 알고 싶다면 라이카의 이 애니메이션, <쿠보와 전설의 악기>를 보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예전 것과 비교했을 때 많이 발전된 모습이다.)


반전이 여기서 갑자기 왜 이렇게 흘러가지 (아래부터 스포 구간)

  중간에 나오는 반전들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 누군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풍뎅이와 원숭이는 아마 평생 한조의 충신과 어머니가 되살린 원숭이부적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것도 웃긴 게 자신이 문득 깨달은 것도 아니고, 누가 말해줘서 '아 그런가?'정도로 생각하더니 상대방이 말해준 말을 그대로 믿는다. 무슨 뚱딴지 같은 전개인지. 이 부분은 쿠보가 이 등장인물 두 명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중요한 시점인데, 갑자기 스토리상으로 축약해서 표현하는 바람에 감동적인 BGM을 깔아놔도 내겐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라이카가 스토리를 마지막에 신경을 덜 쓴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전설의 갑옷(무구)의 필요성에 대하여

  전설의 무구 3종세트를 손에 넣고 높은 사람을 만난 것까진 좋은데, 갑자기 이 무기가 말을 듣지 않는 것인가? 이 무구들은 최종보스를 만나는 용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오히려 마지막엔 이것을 쓰지 않고 악기를 사용한다. 물론 전설의 무구(이전의 세대)의 힘을 뛰어넘은 새로운 악기 라이센(강자의 탄생)을 알리는 목적이라는 점에서는 좋았지만, 이렇게 비참하게 버려질거면 왜 여태 모으려고 안간힘을 썼는지 모르겠다. 전설 속에서는 무구만 손에 쥐면 천상계도 위협할 수 있을거라더니만. 대체 무엇이 스토리상에서 엉켰는지. 아쉽기만 하다.


두 현(Two strings)의 의미는 충실했다

  여행하는 쿠보를 표현한 제목이 정말 적절했다. 악기는 세 현임에도 이렇게 사용한 까닭은 후반부에 쿠보의 현과 나머지 두 현이 합쳐서 새로운 악기, 즉 새로운 의미를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새로 정한 애니메이션 제목은 그 의미를 모두 충당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너무 별로였다.

  극 초반부부터 함께 해온 현의 의미는 남달랐다. 그들의 기억을 추억하며 담을 수 있고, 이젠 다시 가질 수 없는 소중한 물건이기도 하며, 그가 들고다니는 악기와 매우 잘어울린다. 여러모로 라이카에서 줄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쓴 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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