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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독일

뉘른베르크 여행(4) 크리스마스 마켓 초저녁

원남 2017. 12. 27. 10:00



뉘른베르크 - 크리스마스마켓 = 0이다. 여기에 온 목적을 이제 이행하려고 한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자고로 저녁에 어두컴컴할 때 전구가 환하게 켜질 때가 제일 예쁘다. 그러나 생각보다 일찍 온 탓에 흐린 날씨에 어중간한 불빛으로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일단 입성했다. 뭐가 있는지 빠르게 스캔해서 저녁에 다시 올 심산이었다. 정말 말그대로 5일장에라도 온 듯이 사람들이 많았으며, 즐거운 축제 분위기가 났다. 초저녁엔 그래도 걸을만 했는데, 어두운 저녁이 되니까 사람이 너무 많았다. 참고바란다.



  오는 길에 곰인형 탈을 쓴 알바 분께서 매우 고생이 많으셨다. 귀여웠는데 갑자기 난동 부리면서 할퀴면 어쩔까 싶어 멀리서나마 지켜보았다.



  뉘른베르크는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유명하다보니 여러 구역이 존재한다. 지금 이곳은 구글 맵에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이라고 영어로 쳤을 때 나오는 마켓의 중심이다. 위의 사진처럼 귀여운 캐릭터들이 구역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여행을 온 이전 날과 당일에 눈이 왔기 때문에, 더 예쁜 마켓 현장을 담을 수 있었다. 다음 포스팅은 저녁 때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찍을 텐데 그때가 훨씬 아름다웠다. 



  발자욱 한 점 없는 마켓 지붕 위의 눈밭. 가이드께서 우리에게 마을에 대해서 설명하다가, 왜 뉘른베르크가 독일 도시중에서 유독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유명한지에 대해 얘기하였다. "아무래도 조용함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곳에 마켓 중앙 앞에 가면 정각마다 새로운 단체들이 나와서, 그동안 자신들이 연습했던 캐롤 곡을 연주하고 사라지거든요. 그 연주를 제외하면 이곳은 길거리에 연주하는 사람도 없고 시끄럽게 하는 사람도 없어요. 그러한 매력이 사람들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도시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많이 가본 건 아니지만, 이곳의 마켓이 특별한 이유는 여러 이유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상점이 서로 밀집하여 진짜 시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두 번째로는 마을 전체가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것"을 넘어선 더 상위개념으로,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도 즐겨보세요" 단계까지 왔다는 생각이 든다. 어딜 가도 크리스마스 기념하는 걸 넘어서, 마을 전체가 본업이 따로 있다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추어서 동시에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변모한 느낌?



  마리오네트랑 목각인형을 좋아하는데 눈 뒤집히는 줄 알았다. 다 쓸어담고 싶지만 내 지갑의 속사정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눈으로 만족하고 사진으로 위로받았다.



이 가게는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 수 있는 장식, 편지지를 팔고 있다.



뉘른베르크 소시지는 다른 곳과 다르게 조금 더 얇지만 고기 비율이 좀 더 높은 맛이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Broetchen(빵 부분)에다가 3개의 뉘른베르크 소시지를 넣어주는 메뉴는 3유로다. 상점끼리 담합이라도 한 듯, 다른 메뉴는 가격이 다 달라도 이 메뉴만큼은 모두 3유로다.



비싼 건 위의 빵 패티에 얇은 스테이크(돈까스용 고기패티같이 생겼다.)에다가 구운 영파를 끼얹어주는 게 4.5유로다.



다른 가게들에선 뉘른베르크 소시지 5개를 한 Broetchen에 담아주는 메뉴, 소세지Bratwurst를 핫도그 빵패티의 2배로 만들어서 파는 기다란 핫도그 등등 먹을거리도 많았다.



이게 4.5유로짜리 얇은 스테이크에 구운양파 끼얹은 것이다. 크리스마스마켓 바로 앞에 맥도날드가 있기 때문에, 3유로짜리 맥도날드 햄버거 먹었다고 위로하자.



크리스마스에 달 장식품들이 거짓말 안하고 수 백가지가 넘는다. 우리집은 애초에 크리스마스에 큰 신경도 안쓰는 집이라서, 나 또한 이런 것에 관심은 없어서 그냥 넘어갈 수 있었다. 매년 트리에 장식품을 생각하는 사람이었다면, 크리스마스 마켓은 그냥 지나가기 어려울 것이다.



뉘른베르크에 있던 카이저성 모형이 제일 가지고 싶었는데 흑흑





크리스마스마켓하면 역시 글뤼바인Gluehwein(따뜻한 와인으로, mulled wine이라고도 부름.)을 빼먹을 수 없다. 나는 134번 부스인 Vollrath에서 블루베리맛 글뤼바인Heidelbeergluehwein을 먹었다. 여기서 와인을 먹으면 3유로의 보증금을 내고 뉘른베르크 컵을 받을 수 있다. 필요없으면 다시 반납해서 보증금을 돌려받으면 되지만, 동행자의 절반은 컵을 챙겨갔다. 나 또한 3유로 대신 컵을 선택하였다. 컵 밑을 보면 2017년에 왔다는 표식이 있기 때문에, 기념품으로 간직하면 좋겠다! 컵의 종류는 가게마다 다르며 크게 3가지인데, 빨간 신발모양, 도시의 전경을 담은 그림 2종류이다. 가게마다 와인의 도수도 달라서, 나는 컵의 디자인보다 도수가 제일 높은 와인을 파는 가게를 선택했다^^ 도수는 가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은 도수없음, 3, 6, 9도 등 다양하게 존재했다. 술 좋아하는 독일답게 9도짜리 와인부스에 줄을 가득 섰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예쁜 컵은 빨간 신발모양이다. 그러나 9도짜리 와인은 잘 찾아보기 어려웠고, 대부분은 알콜 도수표시조차 되어 있지 않아서 이곳을 선택했다.

 


0.2리터에 3.5유로는 너무 했지만 알콜 9도임을 감안하면 그냥 맥주 500cc를 생각하였다. 그리고 글뤼바인을 먹으니까 추웠던 그날이 매우 따뜻해지면서 마켓을 더욱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글뤼바인 꼭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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